충남 천안에서 여고 1학년 박수진(16)양이 실종되고 같은 학교 2학년 이모(17)양이 독서실에서 귀가하던 중 집 뒤에서 피살된 채발견된 지 보름이 지났으나 경찰수사는 전혀 진척이 없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나 않을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신고나 제보에 1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지만 사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이라고는 숨진 이양의 몸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 등을 발견, 분석한 결과 범인의 혈액형이 O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뿐이다. 이양의 얼굴에 긁힌 상처가 14군데나 있는 점으로 미뤄 여고생이 반항을 시도할만큼 범인의 체격이 왜소하고 성폭행이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용의자를 특정짓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다. 동일수법 전과자와 변태 성욕자, 인근 불량배 등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광범위한 수사가 노고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지난달 9일 오후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박양 사건 역시 실종 이튿날 오후 유흥가 밀집지역인 천안시 성정동 골목길에서 책가방과 교복, 안경, 휴대전화, 속옷 등만 발견했을 뿐 지금까지 행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학교 학생이 잇따라 실종되거나 살해당했어도 경찰 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물자 여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귀가시간에 맞춰 직접 학교로 데리러 가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제2, 제3의 피해자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또 고교생들 사이에서는 "10월 9일 1학년 박양, 11월 10일 2학년 이양이 당했으니 12월 11일에는 3학년이 희생될 것"이라는 괴담도 떠돌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양 사건과 이양 사건 모두 많은 인력을 동원해 수사를 벌이고있지만 도무지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며 "두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주민들에게는 미안하고 죄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천안=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