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李廷雨)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18일 "경기가 나쁠때는 `개혁이 당장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라면서 외면당하기 쉽다"며 "그러나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이 저무는데 갈길은 멀다는 뜻)이라 개혁을 더 늦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개최되는 열린우리당 서울시 당 아카데미 초청강연회에 앞서 배포한 강연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경기부양론 부상으로 일부 개혁 관련 정책이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개혁의 고삐를 더이상 늦추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개혁 없이는 성장이 없으므로 우리는 어려워도 지금 개혁을 하지않을 수 없다"며 "모름지기 일관성 있는 개혁을 추진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비록 경제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은 손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며 "이는 어느 학생의 국어과목 성적이 안좋으니 다른 과목은 무시하고 오로지 국어 공부만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그는 "눈앞의 성과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 구조 개혁과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과제에 주력해야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단기대책이 중요하지만 나라의 틀을 바꿀 장기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원래 개혁에는 저항과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 먼 훗날 성과가 나온다"며 "여러 분야에 걸쳐 일관성 있게 개혁을 추진한 연후에야 비로소 그 효과가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특히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체제 정착이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고 대표적인 재벌개혁 정책으로 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부문 개혁과 관련, "지금까지는 정부혁신의 초점은 정부 규모 줄이기와 공무원 구조조정이었지만 오히려 필요하면 공무원 숫자를 늘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공무원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한국 공무원의 숫자는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다"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교육, 보건, 복지 분야에서 공무원 숫자를 늘린 뉴질랜드의 정부개혁이 상당한 시사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