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장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은행들이 카드 하나로 종이통장 기능은 물론 신용카드 현금카드 직불카드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전자통장을 발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은행에 갈 때마다 여러 개의 통장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전자통장 시대 열려 국민은행은 이달초 여의도 본점에서 강정원 행장과 임원들이 종이통장을 타임캡슐에 넣는 행사를 가졌다. 전자통장 시대의 개막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국민은행이 이달부터 발급하고 있는 'KB전자통장'은 각종 예금과 대출,신용카드,증권거래 등 약 30개 계좌 분량의 정보를 IC(집적회로) 칩에 내장해 현금 신용카드 증권 교통카드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종이통장이 없으므로 수시로 통장 정리를 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다. 신한은행도 '스마트원카드'를 이달초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발급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원카드는 현금카드 10개,공인인증서,전자화폐,직불카드,교통카드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우리은행도 전자통장과 비슷한 기능을 갖춘 '금융IC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전자통장은 특히 복제가 불가능한 IC 칩이 내장돼 있어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와는 달리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이용하나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전자통장을 발급하면 된다. 국민은행은 내년 말까지 전자통장 카드 발급수수료 2천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돈을 수시로 입출금할 수 없는 정기 예·적금과 대출 통장도 카드에 등록이 가능하다. 현금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요구불 일반 예금은 5개까지 등록해 쓸 수 있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현금입출금기(전자통장 이용가능 표시기기)에 카드를 넣은 뒤 카드 발급 때 받은 6∼8자리 개인식별번호와 4자리 비밀번호를 누르면 등록한 계좌가 모두 화면에 나타난다. 계좌를 선택해 기존 카드처럼 이용하면 된다. 국민은행은 전국 1만대의 자동화기기 중 7천대를 전자통장 지원 기기로 바꿨다. ◆2008년께 종이통장 사라질듯 금융감독원은 오는 2008년까지 종이통장을 완전 대체하는 방안을 은행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IC칩 카드에 전자통장 기능을 넣고 전산시스템을 일부 수정하면 되므로 몇년 안에 종이통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종이통장이 사라지면 불안을 느끼는 고객들도 있다. 예컨대 전자통장을 잃어버리면 통장 도장까지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본인 확인을 거치면 은행에서 간단히 카드를 재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불법 인출이나 정보 유출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석띠 카드와 달리 IC칩 카드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개인식별번호를 추가로 넣도록 돼 있어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