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 씨름단이 해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여 그렇지 않아도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민속씨름이 와해될 위기에 몰렸다. 허양도 LG 씨름단 단장은 16일 "현재 매각은 어렵고 곧 모기업 경영권이 우리금융지주로 완전히 넘어가는데 이 때까지는 팀을 정리해야 한다"며 "자산가치는 있지만 해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씨름단은 우리금융지주의 LG투자증권 인수 조건에서 배제돼 3자 매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으나 소득을 얻지 못했다. LG씨름단 관계자는 "어차피 투자증권 간판을 걸고 대회에 나가는 것은 다음달초 천하장사대회가 마지막"이라며 "건설 업체 등 6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매각 작업을 벌였으나 경제난과 맞물려 무위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이봉걸, 박광덕, 김경수, 김영현, 최홍만 등 모래판의 숱한 스타를 배출했던 LG씨름단이 공중분해되면 전통스포츠인 민속씨름은 현대중공업과 신창건설두팀 밖에 남지 않아 출범 21년만에 사실상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다.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자 모든 씨름인들은 LG그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다른 계열사를 통해 팀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줄 것으로 바라고 있다. 씨름계의 고충을 전해들은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주 LG그룹 고위층과 접촉, 이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름연맹 관계자는 "투자증권이라는 이름으로 팀이 운영됐지만 사실상 LG그룹 소유나 마찬가지였다"며 "아마와 민속씨름을 망라해 씨름 전체의 존폐가 걸려있는 만큼 LG그룹이 문제를 풀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