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대구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아파트 분양을 중도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펼쳐봤지만 계약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사업을 중도에서 접고 있는 것이다. 이 여파로 금융 비용과 시간에 떠밀려 억지 분양에 나서려 했던 일부 회사들도 잇달아 분양을 연기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전 동구 가오지구에서 지난 9월 다른 건설사들과 함께 동시분양에 들어갔던 모아건설은 두 달여 만에 분양을 중단했다. 초기 계약률이 워낙 낮은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까지 나오자 분양을 포기했다. 이 회사는 기존 계약자들에게 계약금은 물론 이자까지 얹어 환불 조치한 뒤 선시공·후분양제로 분양전략을 수정했다. 모아건설 관계자는 "초기 계약분이 위헌 결정 이후 해약 요구로 대거 빠져나가 분양을 중지키로 했다"며 "내년 말이나 2006년 초에 새롭게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5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대전시 동구 홍도동 신동아건설 6백81가구도 한 달여 만에 분양을 중단했다. 모델하우스 개장 3일 만에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초기 계약률이 바닥을 헤매자 내년 3,4월께 재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여부와 관계없는 곳이라는 판단 아래 실수요자 위주로 마케팅을 펼쳤으나 의외로 위헌 결정 여파가 너무 커 기대했던 만큼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D건설은 대구에서,K건설은 부산에서 초기 계약률이 10%대를 밑돌자 분양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연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려 했던 업체들이 대거 분양을 연기하고 있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연내 분양할 예정이던 업체들은 내년으로 앞다퉈 분양을 연기했다. 수도권 조치원 대구 부산 울산 등지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 상당수도 이미 분양을 내년으로 미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