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 커플'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새로운 연인으로 탄생했다.


`무-채 커플'은 지난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월화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극본 이경희, 연출 이형민)의 주인공 소지섭과 임수정의 극중 이름인 차무혁과 송은채에서 따온 명칭.


젊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이 이들을 이처럼 칭하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15일 이제 겨우 3회가 방송됐지만 체감 반응은 인기 드라마의 수순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시청률은 TNS미디어코리아 조사 결과 18.5%를 기록, 전주 보다 2.1%포인트 올랐으며 MBC TV `영웅시대'에 한주 빼앗겼던 월화 드라마 1위 자리를 다시 되찾아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끝난 후에 네티즌들은 박효신의 '눈의 꽃'과 정재욱의`처음처럼'등 드라마 주제가를 배경으로 한 자체 제작 뮤직비디오를 올려놓는 등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기 견인차는 단연 소지섭.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를 이끄는 주인공으로(그 전까지는 아무래도 여자 파트너가 더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다) 등장하는 소지섭은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획득한 연기력이 결코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님을 증명하듯 한층 성숙한 내면 연기를 펼치고 있다.


무덤덤한 표정과 함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 천진난만한 모습까지 골고루 내보이며 보다 확장된 연기력을 자랑한다.


어머니 이혜영과 동생인 정경호의 사진 앞에서 허탈함과 분노에 차 눈물마저 맺혔던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영화 `장화, 홍련', `…ing'를 통해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불특정 대중들이 보는 TV 드라마를 통해 이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임수정도 자신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순간순간 내면의 변화와 함께 이뤄지는 표정의 변화, 1-2초 정도의 짧은 클로즈업 화면속에 감정을 담아내는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다.


물론 이들의 연기는 `상두야 학교 가자'를 통해 자연스러운 일상을 따라잡으면서도 젊은이들의 진실된 성장통을 그린 연출과 작가의 내공이 밑바탕돼 있다.


이경희 작가는 두 사람의 연기에 대해 "내가 연기자 복이 많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소지섭은 진실한 마음이 살아있는 배우라고 느꼈는데 그 이상이며, 임수정은 송은채 그 자체여서 뭐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까지 했다.


22일부터 맞불게 될 김래원 김태희 주연의 SBS TV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극본최완규 외, 연출 이장수 이진석)와의 경쟁이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