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16일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사임으로 미국의 대(對) 북한 정책 등 외교노선이 강경일변도로 치달을 가능성을 일제히 우려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6월 이후 중단된 북핵 6자 회담에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경우 압력행사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온건파인 파월 장관의 부재로 이같은 강경 방침이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신문은 또 이라크 전쟁 등에서 '단독 행동'의 색채를 노골화한 미국 정권 내부에서 '다국주의자'의 입지를 다진 파월 장관이 빠짐으로써 국제사회의 협력이 불가피한 이라크 재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신문은 파월 장관의 사임에 따라 '지일파'(知日派)인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부장관도 동반 퇴진할 것이 확실시돼 미국과 일본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파월 장관이 지난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 중국간의 3자 회담과 6자 회담에 이르는 길을 연 당사자라면서 그의 사임 소식을 우려하는 톤으로 전했다. 신문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 등 강경파가 대북 압력을 높여야한다고거듭 목청을 돋울 때마다 파월 장관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여러차례 그렇게 말했다"며 긴장 완화에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파월 장관이 부시 1기 행정부에서 줄곧 강경 신보수주의자들(네오콘)과 대립하며 국제협력을 중시했던 온건파였다고 전하며 그가 사임함으로써 강경파들의 발언이 한층 드세질 것을 우려했다. 또 파월 장관의 사임으로 아미티지 부장관까지 동반 퇴진할 가능성이 커져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