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창업동아리가 아이디어 화재경보시스템을 개발,미국시장 개척에 나섰다.


화제의 고교생들은 수원 삼일공고 창업동아리 멤버인 정희윤(17) 서홍석(17) 남한진군(16) 등 3명.


이들은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학생창업 해외연수단'의 일원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서 현지 교포기업인과 판매대행 계약을 맺었다.


올 하반기에 나간 해외연수단 총 11개팀 44명 가운데 한 팀이다.


나이 어린 고등학생이지만 화재경보 시스템을 개발, 오종환 지도 교사(46·정보전자과)와 대미 수출길을 열고 있다.


'파이어지트(firExit)'라는 이 시스템은 정희윤군이 고안한 것.화재시 화염을 감지한 센서가 소화기 받침대에 설치된 수신기로 신호를 보내면 받침대에서 불빛이 반짝여 소화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미리 녹음한 응급 메시지를 개인 휴대폰과 소방서 등에 자동으로 전달해준다.


'고교생 3총사'가 처음 찾은 곳은 로스앤젤레스(LA) 소방국.이들은 이 곳에서 파이어지트 시연회를 갖고 '짧은' 영어로 제품 작동원리에 대해 진땀을 흘려가며 설명했다.


이들의 진지한 설명에 감동받은 소방국장은 외부인에게 공개하지 않는 중앙본부실을 개방해줬다.


거대한 LA 시내 전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놓은 대형 컴퓨터시스템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


그런데도 무선통신과 음성녹음을 이용해 화재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들은 뉴욕 소방국도 찾아갔다.


그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삼총사'는 쾌재를 불렀다.


미국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정군은 "9.11사태를 겪으면서 화재 및 안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는데도 화재 예방 및 경보시스템은 부실한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3대의 콘트롤 박스와 센서 60개를 한 세트로 묶어 팔면 약 2천8백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일단 LA지역의 공장과 공공시설 시장을 뚫으면 첫해에 6백만달러가량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재미교포 사업가와 북미 판매권 계약도 맺었다.


한국내에서 생산체제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의 개발은 정군이 지난해 2월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보면서 "연기 속에서도 소화기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후 팀원들과의 토의와 오종환 선생님의 지도가 보태지면서 구체화됐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한국 벤처창업대전'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군은 "작은 발명 아이디어가 상품화돼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