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팜파스(대평원) 자원부국' 아르헨티나에서 적지 않은 `세일즈 외교'의 결실을거둘 전망이다. 지난 1996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에 이어 8년 만에 남미 순방에 나선 노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아르헨티나와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하고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체결 타당성 공동연구 추진 등 양국간 경제통상협력 관계 발전의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 우르과이, 파라과이와 함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거점국가인 아르헨티나는 구리, 은, 석유 등 광물자원 보유 세계 6위의 자원대국으로 우리나라와 상호보완적인 경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경협 포괄적 기반 마련 노 대통령은 15일 오전(한국시간 15일 밤)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메르코수르간 무역협정 체결 타당성 공동연구, 우리의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을 통한 상호협력, 경제무역협력협정 체결을 합의할 예정이다. 메르코수르는 회원국간 무관세를 목표로 하는 등 남미공동체 신질서 구축을 이끄는 핵심적 개방형 지역경제블록이라는 점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번 정상외교는 미래시장을 열기 위한 거점 확보라는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또 IDB 가입과 이를 통한 우리기업들의 플랜트 등 사업수주 확대를강조하며 아르헨티나에 대해 "과거 거래관계로 일단 복원하는 것으로, 특히 자원 부분에 정부가 적극 나서 민간부분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로 90년대 후반부터 단절되거나 소원해 졌던 양국간 경협관계를 전면 복원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999년 6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던 양국간 민간 경제협력위원회가 곧바로 재개되는 등 민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에너지.자원협력 강화 정부간 에너지와 광물 등 자원협력약정 체결과 자원협력위 설치를 통해 자원 공동개발과 기술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 장관과 데비도 아르헨티나 연방기획부 장관은 이같은 정상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내년 1.4분기에 산자부, 광업진흥공사, 지질자원연구원, LG니꼬, LG상사, 삼성물산, 동원, 삼탄 등 `민관 공동조사단'을 파견, 자원공동개발사업을 발굴키로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데스산맥 주변 등 아르헨티나의 금, 은, 구리 등의 복합광 부존 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개발 진출 기반도 넓어질 것이라는 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현재 양국간 자원협력은 동원을 중심으로 엘비날라르 육상광구 등 일일 생산량기준 4천300배럴의 3개 소규모 유전개발사업만 진행되고 있으며 일반광물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의 참여가 전무한 상황이다. ◇플랜트.선박 수주시장 확대 수출입은행이 아르헨티나 국립은행에 3천만 달러의 전대차관을 제공키로 함으로써 LG전선 등 국내기업들의 송전선로 등 플랜트 수주 활동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금을 제공하고 사업 수주를 통해 이를 다시 회수하는 전략으로 `윈.윈'을 추구하는 셈이다. 또 수출보험공사가 아르헨티나의 선박 발주자와 수출거래 지원 양해각서(MOU)를체결, 한국 조선업체들이 1억8천만 달러의 선박 6척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정부의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초 아르헨티나 정부는 100억 달러 규모의 3개년 공공투자사업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중 가스관, 고압 송전탑 등 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4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들 사업에의 참여 가능성에 기대감을 비쳤다. ◇정보기술(IT) 등 과학기술협력과 농축산, 문화교류 타진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전자정부 현황 등을 아르헨티나에 설명하고 선진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아르헨티나의 국가정보화 프로젝트 추진에 도움을 주고 향후 현지 IT 시장 진출 활로를 개척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IT협력 약정을 체결하고 정보통신협력위원회를 가동할 방침이다. 양국은 또 농축산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교류협력협정 체결 등을 통해 문화분야 교류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기자 cbr@yna.co.kr uni@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