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열린우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개혁입법'의 처리 방식과 절차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는 오는 16일 대정부질문 일정을 마무리지은뒤 17일부터 상임위별 법안 및예산안 심의에 착수하게 되면 4대 입법에 대한 국회내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대비중이다. 열린우리당은 금주초부터 원내대표단과 각 상임위 위원장 및 간사단 접촉을 통해 4대 입법 처리를 위한 전략을 다듬고, 한나라당은 오는 17일부터 정책의총을 잇따라 열어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종교계 연합단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산하 서울평화교육센터(이사장 김성곤)가 주최한 `상생정치 실현을 위한 심포지엄'에 나란히 참석, 4대 입법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다. 우리당 천 원내대표는 "여당의원 151명 전원의 이름으로 심층토론을 거쳐 마련한 4대 개혁법안을 심사도 하기 전에 한나라당이 철회하라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해왔는데, 최근 뉴스를 보니 야당이 대안을 확정하고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하는데 여야가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여야 대화'를 강조했다. 우리당 임종석(任鍾晳) 대변인은 "4대 개혁입법 논의가 이제야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법안의 성격 자체가 단독 강행처리할 사안이 아니고 야당이 대안을 내면 대화하고 타협하겠다는게 우리의 기본 자세인데, 한나라당이 이를 무조건 저지하고 파행으로 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4대 입법 처리와 관련, "정해진 의사일정에 따라 가는것일 뿐"이라며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을우리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덮어씌우고 있는데, 스스로 안을 갖고 토론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심포지엄에서 "여당의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이라는 것이 과연 미래지향, 세계지향, 시장경제지향인지 냉철하게 분석, 검토해야 한다"며 "민생의 `민'자도 들어있지 않은 4대 개혁입법안을 통해 미움과 차별,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려 하면서 상생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가보안법 폐지와관련해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력을 총동원해서 막겠다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야당과 합의를 통해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한다면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일부는 (한나라당 당론을) 내놓고 논의해서 타결을 보자는 의견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체제를 위협하는 법들인데 열린우리당 쪽이 추진하는 것을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당내기류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류성무기자 mangels@yna.co.kr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