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간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제일은행을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이달초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한데 이어 제일은행이 HSBC에 넘어가게 되면 우리 금융시장은 바야흐로 명실상부한 세계 1,2위 금융회사들의 격전지로 변하게 된다. 여기에 국내 토종은행들의 수성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은행들의 시장 쟁탈전은 불가피하게 됐다. 은행들로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사실 외국 은행들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들의 경쟁력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얼마전 영국의 금융전문지인 '더 뱅커(The Banker)'가 발표한 세계 1천대 은행에 국내은행중에선 국민은행만 76위로 겨우 1백위안에 들었을 뿐이다. 특히 씨티은행과 HSBC는 자본 규모는 물론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망이나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금융기법,그리고 우수 인력을 비롯 글로벌화된 은행경영인프라 등 세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은행들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우리 은행들은 생존 자체까지 위협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국내 은행들은 그들 나름대로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게 틀림없다.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최근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우리 신한 하나 등 다른 은행들도 국민은행을 따라잡기 위해 일전불사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같은 안팎으로 급박한 상황에서 국내 은행들이 살아남으려면 정말이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다만 한가지 덧붙여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수익경쟁으로 인해 기업활력 회복이나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 배양이 저해당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영업기반을 무너뜨리는 것과 다를 바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경제가 활력을 잃고,기업고객들이 번창하지 못하면 은행 역시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은 뻔한 이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