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테러 전쟁'의 최대동맹국인 미국의 인권기록을 공개 비난했다고 영국의 주요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10일 발표한 제7차 인권보고서에서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쿠바 관타나모에 영국 시민을 장기 억류하고 있으며 바그다드 외곽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는 전쟁 포로들을 학대했다고 비난했다. 국제 앰네스티(AI) 등 인권단체들은 영국 정부가 미국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잣대를 적용했다는 사실을 환영하면서도 영국이 먼저 고문을 통해 확보된 정보를 활용하고 독재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반인권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영국인 뿐만이 아니라관타나모에 수용된 모든 수감자들이 처한 상황이 용납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관타나모 부분에서 "수감자들을 `군법회의'에 회부하기로 한 부시 행정부의 결정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지적하면서 "영국은 영국인 수감자를 송환하거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I는 영국이 처음으로 미국의 반 인권행위를 규탄했다면서 "일부 국가들이 테러 위협을 인권침해의 면죄부로 사용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많은 나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