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1일 오전장에서 자사주 20만주를 매입함으로써 하반기 주식시장의 버팀목이었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9월 이후 이날까지 모두 360만주 이상 매입이 진행돼 90%가 넘는 진척도를 보이고 있어 당초 예정했던 12월 중순보다 한 달 가량 먼저 끝날 것으로 보인다. ◆ 자사주 매입 끝물..성과는 당초 올 상반기에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던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재차4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을 때만해도 시장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아직 '증시 연말 반등론'의 잔영이 남아있던 시점이어서 정보기술(IT)경기가 하락일로를 걷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모멘텀을 상실해가는 증시를 반등 기대시점까지 버텨주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스스로 공시했던 '주가 방어' 등 시장 지지기능이라는 측면에서보면 이번 자사주 매입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830선에서 860대 중반까지 올라섰지만 정작 삼성전자의 주가는 46만원대에서 일시 반등세를 제외하고는 줄곧 추세적하락을 보이며 44만원대까지 밀려났다. 매입단가도 지난 9월24일 45만9천원대에서 이날 43만9천원까지 낮아져 짧은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초기 매입분에 대해서는 벌써 평가손이 나고 있다. 더구나 이 기간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 전체에서 1조9천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고 57.8%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10일에는 54.8%로 하락, 1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 마디로 대규모 자사주 매수가 주가방어보다는 부정적 IT경기전망으로 기술주비중축소에 나선 외국인들에게 물량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했을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완료후 회귀전망' VS '아직도 산은 남았다' 조만간 자사주 매입이라는 이벤트가 종료된 이후의 주가전망에 대해서도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완료후에는 외국인들의 태도가 달라지리라는 기대는 내년 2.4분기 IT경기 저점론과 이에 따른 선취매, 특히 자사주 매입이라는 안전판이 제거된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현재와 같은 매도공세를 지속할 경우 주가 급락으로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한만큼, 털어낼 물량은 자사주 매입으로 처리를 끝내려 한다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신영증권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과거 주가하락기에 이뤄진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 전후 외국인 동향을 보면 매입기간중 '매도' 매입완료후 '매수'였다"고 지적하고 "내년 2분기 저점을 예상한다면 현 주가는 다시 외국인들이 돌아올 만한 가격대"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 IT경기 부진전망속에 과연 외국인들이 곧바로 돌아올 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내년 2분기 저점론과 별개로 4분기 실적부진이라는 악재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대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현 시점 주가전망에서 중요한것은 실적 모멘텀"이라고 전제하고 "휴대전화 실적부진 등으로 4.4분기 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우며 내년 1,2월께나 돼야 리스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