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의 반(反) 프랑스 소요가 10일(현지시간) 닷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날까지 64명이 사망하고 1천명이상이 부상한데다 4천여명의 재소자가 탈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프랑스군에 대한 폭격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프랑스측은 이를 즉각 일축했으며, 시위도 격화양상을 보여 사태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현지 교민에 대한 국외 대피를 시작한데 이어 영국, 독일,이탈리아 국적 체류자들도 본국과 유엔의 도움 아래 코트디부아르 탈출에 나섰다.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 교도소 관계자는 이날 교도소에 수감중인 5천500명의 재소자 가운데 최소 4천여명이 소요 와중에 탈옥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이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해 재소자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한 바 있으며, 탈주자들은 폭동 당시 파손됐던 잠금장치의 보수가 끝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운동장으로 나가 하수구를 통해 집단 탈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소요를 불러온 정부군의 프랑스군 기지 공습을 명령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프랑스와 전쟁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반응은 성급했고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군을 죽인 자는 누구든지 벌을 받을 것이다. 토론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 그바그보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민들의 시위동참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프랑스인 등 270명의 외국인을 태운 비행기가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을 떠나 프랑스 공항에 도착하는 등 프랑스와 유엔의 외국인 국외대피작업도 본격 진행되고 있다. 아비장 공항 관계자는 이날 중 2대의 비행기를 추가로 운항, 580명 가량의 외국인을 해외로 이송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300여명의 현지 거주 자국민의 철수를 위해 필요시 즉각 현지로 투입할수 있도록 100-120여명의 군병력을 확보해 놓았다고 토니 블레어 총리측이 말했다. 벨기에와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도 각각 수백명에 달하는 자국민 철수 작업에 나섰으며, 유엔과 세계은행은 필수요원을 제외한 인력에 대해대피령을 내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코트디부아르 정부에 대해 내달 10일까지 평화구축 노력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치 못할 경우 제재에 착수키로 했다. 당초 프랑스는 즉각적인 무기판매 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요구했으나 중국, 파키스탄, 러시아 등의 반대로 시한이 연기됐으며 프랑스도 이에 동의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분쟁 중재 용의 발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분쟁과 관련한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비장ㆍ워싱턴 APㆍAF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