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이라크군의 팔루자 공세가 10일 사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저항 세력이 또다른 도시를 공격, 제2 전선을 여는 등양측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이날 팔루자 시내에서 무장 저항 세력이 외국인 인질들을 학살한 현장을 발견했으나 미국인 2명을 포함해 최소한 9명의 외국 인질 행방은 확인하지 못했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이날 새벽 대(對) 전차 로켓포 등을 동원한 무장 세력의 저항을 뚫고 팔루자 시청 단지를 장악했으며, 이라크군은 경찰서에 진입해 이라크 기를 게양했다. 미군은 또 야포와 박격포, 전투기 등을 동원해 팔루자 중심가와 상가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으며, 산발적 총격전이 계속돼온 근처 무장 세력 거점인 졸란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미 해병대는 이어 졸란에 대한 통제권을 이라크군에 넘겨 이 지역 상황이 비교적 안정됐음을 시사했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도 이날 워싱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이라크 상황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해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부시 대통령도 "팔루자 공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미군은 이라크 상황을 점차 안정시키고 있으며, 조만간 이라크에 병력을 추가 파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제1 미해병 원정사단을 지휘하고 있는 존 새틀러 중장은 "무장 저항 세력은 막다른 골목에 밀려 이곳 저곳으로 쫓겨다니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소탕 작전을계속해 모두 퇴치하겠다"고 다짐했다. 새틀러 중장은 "그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갈 때 마다 인명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포위망을 빠져나가거나 도시 북쪽으로 다시 진입하는 저항 세력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군과 이라크군의 팔루자 공격이 이처럼 사흘째 계속되며 무장 저항 세력 71명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군 10명과 이라크군 2명이 사망하고, 미군 25명과이라크군 16명이 부상한 것으로 발표됐다. 팔루자 시민 20만-30만 명은 미군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도시를 빠져나가 일반시민들의 피해는 별로 없는 것으로 미군은 보고 있으나 정확한 집계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 바그다드와 라마디, 모술, 라티피야 등 이라크 전역에서도 무장 세력과 미군 간 교전이 계속되고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8명이 숨진 것으로집계됐다. 바그다드 북부 상가 지역에서는 이라크 보안군과 무장 세력 간 총격전이 발생해시민 9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팔루자에서는 이라크 보안군 20명이 무장 세력에 포로로 잡힌 모습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이라크 군 당국은 또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를 기해 북부 모술에도 통행 금지령을 선포, 최근 3일 동안 통행 금지 조치가 취해진 도시가 4개로 늘었다. `안사르 알-지하드'를 자칭한 무장 세력은 앞서 9일 미군과 이라크군의 팔루자총공세를 승인한 이야드 알라위 총리의 사촌과 며느리 등 친척 3명을 바그다드에서 납치해 "48시간 안에 팔루자 공세를 중단하고 모든 남녀 죄수를 석방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미 해병대 관계자는 그러나 향후 이틀 안에 팔루자를 완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했다. 한편 이라크 정치인인 아드난 파차치는 "팔루자 사태는 끝이 아니며, 미군 공격은 또다른 폭력을 야기할 것"이라고 이날 경고했다. 파차치는 영국 BBC 방송과 회견에서 "무장 세력은 이미 이라크 전역에 공격을가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미군이 무력 사용을 강화하면 저항도 그만큼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빈 쿡 전(前) 영국 외무장관도 앞서 BBC와 인터뷰에서 미군의 이번 팔루자 공세가 전술적으로는 성공하겠지만 무장 세력의 저항을 촉진함으로써 `전략적 실패'를거둘 것으로 우려했다. (팔루자ㆍ워싱턴 AFPㆍAPㆍ로이터=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