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집무실에서 유리병 속에 든 가스 원유 샘플을 받아보았다.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동해-1 가스전'에서 나온 순수 국산 가스 원유 시제품이었다. 산업자원부에서 생산 현장으로 급히 연락,전달된 것이다. 노 대통령이 이 샘플을 받아보게 된 것은 한국 에너지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지난 5일 동해-1 가스전 준공식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 대통령을 대신해 이해찬 국무총리가 준공 테이프를 끊고 축사도 했다. 그러나 이 행사에 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못한 것과 관련,비서실 관련자들이 노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관련 사업은 노 대통령이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로 가겠다면서 직접 챙길 국가적 업무라며 손꼽은 분야다. 노 대통령은 올 하반기 카자흐스탄 러시아 인도 베트남을 순방하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개발에 상당한 열의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비서실 일각에서 노 대통령의 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심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는 내부적인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남·울산지역 30만 이상 가구가 10년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활용될 동해-1 가스전의 준공은 '산유국 대한민국'으로 새로 기록되는 이정표였다. 노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지적함에 따라 김우식 비서실장이 급히 산자부에 연락,원유샘플을 청와대로 공수한 것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