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권 핵심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권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입장표명' 형식과 관련해 논의중인 시나리오는 ▲공식 석상에서 하는 방안 ▲국회본회의를 열어 하는 방안 ▲국회의 대표인 김 의장에게 하는 방안 등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8일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 고위 당직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회동을 갖고 이 총리의 유감표명 시기와 수위, 형식에 대해 논의했으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중 일부는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상징성을 놓고 볼 때 국회의장에게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냈으나 다른 참석자들은 "형식에구애받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사과하는 것이 조속한 국회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2일 본회의가예정돼 있지만 안건의 내용상 총리가 참석할 만한 명분이 없다"며 `국회의장에 대한사과'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모양새가 어색하다"며 일단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의 측근은 "양당 원내대표 의견에 따라 이 총리에게 유감표명을 종용한 만큼 이제 여야의 합의와 이 총리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측은 국회에서 발생한 사안인 만큼 본회의를 열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가장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당지도부는 의원들을 상대로 등원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에 나섰다. 이재경(李在慶) 원내공보실장은 "천 대표가 어젯밤 늦게까지 의원들에게 전화를걸어 의견을 들어봤는데 `정 안되면 우리라도 등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말해 강경론이 주조임을 주장했다. 전날 당지도부 만찬에 참석한 임채정(林采正) 의원도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생각들이 팽배해있다"며 단독 등원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 상당수는 한나라당을 배제한 단독 등원에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리의 선(先) 사과를 전제로 한 `결자해지' 방식이사태해결의 최선책이라는 입장이었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당중진들의 결의에 따라 총리가 상식선에서 결정하지않겠느냐"고 말했고, 박명광(朴明光) 의원은 "총리가 국회에 와서 사과하고 등원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윤원호(尹元昊) 의원은 "지금 여야간에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총리가 먼저사과하는 게 옳다"며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사과한다고 자기가 작아진다거나 밀린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