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2000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 렉서스가 수입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굳힌 데 이어 지난 5월 `어코드' 모델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혼다가 최단기간 1천대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어코드' 출시에 이어 지난달 도시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CR-V'를 출시, 수입차 시장에서 최단기간 1천대 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혼다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단숨에 수입차 시장 3위로 떠오르며 렉서스에 이어 일본차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혼다차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받은 우수한 품질과 함께 다른 수입차에 비해상대적으로 저렴한 2천만~3천만원대의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의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을 앞세운 독일차가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 메이커로 꼽히는 닛산까지 내년중반께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도권이 독일차에서 일본차로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3월 한국법인인 한국닛산㈜ 설립을 마쳤으며 내년 중반께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닛산은 우선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를 앞세워 제휴관계에 있는 르노삼성차의영업.판매망을 활용,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르노삼성차와 시장충돌가능성이 있는 중저가 모델의 국내진출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차의 잇단 상륙 등에 힘입어 지난해 1.9%에 그쳤던 국내시장의수입차 점유율이 3-4년내에 5%대로 육박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혼다 관계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기존 수입차들이 국산차와의 가격차이가 너무 커 아예 별개의 시장이 형성됐던 반면 혼다를 비롯한 일본차의 경우 품질과함께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렉서스가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뿌리깊은 반일감정이 일본차 판매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렉서스와혼다의 잇단 판매호조는 이같은 우려를 어느정도 줄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