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재검표로 이어질 가능성과 함께 혼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국제유가도 당분간 미 대선의 향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의 관측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제유가가 강세를 유지하는 반면 존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다소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부시 재선이 유가 강세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은 두가지 배경에서 비롯된다. 가장 먼저 부시가 당선될 경우 대(對) 중동 강경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국제테러의 위협도 많아지는 만큼 중동을 중심으로 불안한 국제정세가 확산돼 유가상승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자금줄로 가지고있는 만큼 이들 석유 메이저들의 이익을 대변해 유가가 급락할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기인한다. 이는 구체적으로 전략비축유(SPR) 방출과 관련한 부시와 케리 두 후보의 정책차이에서도 나타난다. 케리가 선거유세에서 고유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당선시 비축유를 일시 방출하거나 추가확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반면 부시는 전쟁 수행을 위해 유가가 올라도전략비축유를 방출하지 않겠다며 국민들에게 인내를 호소해왔다. 물론 케리가 비축유 방출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막상대통령에 당선돼 열쇠를 쥐게되면 방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하지만 어찌됐든 실제로 두 후보의 선거 판세가 유가의 등락을 어느정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일 미국 석유시장에서는 분석가들이 케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예측,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하락했고, 3일 개표 중반까지부시측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오자 유가가 장외거래에서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의 'PFC 에너지'는 대선전 케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내년 평균 국제유가를배럴당 43달러로 추정한데 반해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배럴당 48달러에 달할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년 1.4분기의 평균 국제유가도 케리 후보 승리시 배럴당 45달러선으로 예상됐던데 반해 부시 대통령 재선시 배럴당 52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석유공사 등 국내 유관기관의 전망은 신중한 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부시가 재선될 경우 케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라크 정정불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을 뿐 부시가 당선된다고 비축유 방출 문제와 연결돼 곧장 유가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정유회사 관계자도 "유가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최근 유가 강세는 중국 수요 증가와 멕시코 허리케인의 영향이 크다"며 "미국대선이 유가를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김인철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