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가문은 미국에서 케네디가(家)와 쌍벽을 이루며 가히 유럽의 왕가에 버금가는 미국내 대표적인 명문가다. 제41대 대통령을 역임한 부친 조지 H. W. 부시 전(前) 대통령 이외에도 할아버지 프레스콧 부시는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지냈고, 동생인 젭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다. 부시 대통령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 째 미국 명문 예일대 동문이기도 하다. 부시의 증조부 새뮤얼 부시는 철강산업에 손을 대 재산을 축적했고 아들 프레스콧을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월가 거물인 조지 허버트 워커의 딸 도로시와 결혼시켜명문 일가를 이룬다.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는 모두 텍사스에서 석유사업으로 기반을 쌓은 후 정계로 진출하는데 외가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정치가문의 후광'은 2000년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도 최대 접전지였던 플로리다주 등에서 직ㆍ간접적으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부시 대통령 자신도 87년 아버지 부시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94년과 98년의 연이은 텍사스 주지사 당선, 그리고 2000년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8년만에 부시 가문의 백악관 재입성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됐으며, 이번에 다시 재선함으로써 가문의 명성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첫 대선 후보로 나섰던 2000년 영국의 권위 있는 족보학 참고서인 `버크 족보명감'(Burke's Peerage)에 부시 가문이 왕가 혈손이라는 기록이담겨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1826년 창간된 이 명감에는 부시 대통령 가문이 영국왕 헨리 3세와 헨리 7세 및찰스 2세의 직계손이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정복자 윌리엄의 후손이라고 기록돼 있다는 것. 또 부시 대통령의 조카딸인 로렌 부시(20)가 오래전부터 프랑스 왕가에서 왕위계승자로 여기고 있는 루이 드 부르봉 왕자와 교분을 쌓는 등 부시 가문의 높은 명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조카이며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의 아들인 조지 P.부시가 부시 명문가를 이어갈 차세대 기대주로 벌써부터 심심찮게 미국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어머니가 멕시코계인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시 행정부의 소수계 옹호 정책을 역설해 특히 히스패닉계의 표심을 잡는데 한 몫 했다. 일부 호사가들은 히스패닉계의 피가 섞인 준수한 용모에 언변까지 뛰어난 올해 27세의 조지 P. 부시가 언젠가 대권을 차지해 부시가(家)가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명문가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성급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현모양처형으로 `그림자 내조'를 해온 로라 여사와 사이에바버라, 제나 두 쌍둥이 딸을 두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