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 미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기 위한 대통령 선거가 전세계적인 관심속에 2일 열려 근례에 드문 투표 열기속에 오후 7~9시(현지 시간) 사이 투표가 마감된 뒤 각 지역별로 개표가 시작됐다.


<사진 : 존 케리 미국 민주당 후보가 2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주의회 의사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개표 시작= 인디애나와 켄터키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개표 작업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를 비롯한 동부 18개주및 워싱턴 D.C.에 이어 미시간,뉴멕시코 등 중서부, 마지막으로 알래스카까지 이어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오후 9시 (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 이후 부터 접전주가 몰린 중서부 15개 지역의 투표 마감 동시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놓고 당선자를 예측하기 위한 숨가쁜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엄청난 투표 열기로 도전자인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으나, 이날 아침 발표된 CBS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47%대 45%로 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열렬한 부시 지지표의 강세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치열한 접전으로 부재자 투표, 잠정 투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경우 당선자 확정이 늦으면 금주말께야 미뤄질 수도 있다.


부시ㆍ케리 양 후보는 이날 저녁 워싱턴과 보스턴에서 서로 승리를 자축하는 행사를 갖는 등 승리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으며 일방적인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선자의 예측 발표와 상관없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 다툼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투표 열기폭발 = 이번 선거는 이라크전, 경제 문제와 낙태, 동성 결혼 등과 관련한 '문화 전쟁' 까지 포함된 보수와 진보 진영간 한판 대결의 양상을 띤 탓인지 유권자들이 궂은 날씨에 상관없이 새벽부터 투표소앞에서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NBC는 투표자가 1억1천750만~1억2천1백만명에 이르러 58~60%의 투표율로 지난 1968년 투표율 (60.84%)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억5백만명명이 투표, 51.3%의 투표율을 보였던 4년전 보다 1천250만~1천6백만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같은 유권자 폭주로 플로리다, 뉴욕, 메릴랜드주 등지에서 투표 진행요원 부족, 투표 기계 작동 중단 등 유권자들이 일부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대체로 큰 소동없이 속속 투표가 진행됐다.


4년전 소송사태를 겪었던 플로리다의 경우 마이애미의 한 흑인거주 지역 투표소에서 잠정투표 문제로 사소한 논란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투표 진행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로라 부시 여사와 바버라, 제나 두 쌍둥이 딸과 함께 텍사스 크로퍼드의 한 소방서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케리 후보는 보스턴에서, 부인 테레사 하인즈는 두 아들과 함께 피츠버그에서 각각 투표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린 여사와 함께 와이오밍에서 투표에 참여했으며, 미리 조기 투표를 한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플로리다주에서 마지막까지 한표를 호소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