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계절로 접어들면서 중국 전역이 또다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경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사스 진원지였던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올 겨울사스가 소규모이지만 재발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데다 벌써부터 호흡기 질환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사스 악몽'이 다가오는 듯하다는 게 주민들의 반응. 실제로 중국 최고의 사스 전문가 중난산(鍾南山) 공정원 원사는 지난달 30일 광저우에 찬 기운이 닥치기 시작하는 앞으로 보름간이 사스 재발 여부에 관건이 되는시기라고 말하고 방역과 위생 등 위생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론 그는 사스가 발생하더라도 소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한번 발생하면 눈깜짝할 사이에 확산되는 호흡기 질환의 특성상 `발생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공포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의료당국에서는 벌써부터 전국의 병원에 호흡기 질환 증상이 심한 환자를 격리치료하라고 전국의 병원에 긴급 지시한 상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앓다가 사망한경우 사인이 불투명하면 시체부검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만일의 경우 사스가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사스의 주요 전염원으로 지목된 사향고양이의 포획과 판매, 영업금지 조치가철저하게 시행중이다. 겉모양이 족제비나 고양이와 비슷하며 길이 60㎝ 가량에 꼬리는 30㎝ 정도인 사향고향이는 중국 남부지역 주민들이 요리로 즐겨 먹었으나 요즘에는 자취를 감춘 상태. 주민들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지난해 사스 발생당시의 긴장감을 재현하고 있다. 상하이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혹독한 홍역을 안겨준 사스가 계절성 질환으로각인될 경우 중국이 감수해야할 정치, 경제적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면서 "올 겨울후진타오(胡錦濤)를 정점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사스예방대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사스의 위험성으로부터 중국이 해방돼야만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의 경제가 큰 위험요소없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겨울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는 중국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행자들에 의해 전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가 약 8천명이 감염돼 중국인 300명을 포함해 약 800명이 사망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