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투자전략] (경매시장 투자전략) 장기투자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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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침체에 행정수도이전 위헌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부동산시장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조차 갈피를 잡기가 쉽지않은 혼미한 양상이다.
이에따라 경매시장도 물건은 늘고 낙찰가률은 떨어지는 전형적인 침체기 장세를 연출하고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이럴때일수록 저가매물을 잡거나 기간을 2~3년가량 길게 잡고 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있다.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부장은 "최근처럼 경매물건이 늘고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것은 대표적인 시장침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재와 같은 시장에서는 발품을 파는 실수요자나 현금여력이 있는 장기투자자들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낙찰가율 하락기에는 권리분석 철저
지난 9월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5.5%를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의 물건이 최소 2회 이상 유찰됐다는 얘기다.
3회 이상 유찰된 물건도 심심치 않아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는 경매부동산을 싸게 취득할 수 있는 호기다.
하지만 이러한 침체기에는 평소 신중하던 투자자도 실수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 침체기에는 감정가 착시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경매 부동산의 시세 하락 속도가 가파른 데도 불구하고 약 3∼6개월 전에 이뤄진 감정가를 기준으로 투자에 임했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나치게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도 피하는 게 낫다.
지나치게 싼 가격에 잡고 싶은 마음에 3회차 이상 유찰된 물건 입찰에 참여할 경우 치열한 경쟁으로 오히려 헛손질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최근 경매에서는 3회차 경매에 수십명이 참여해 2회차 입찰가를 넘기는 사례가 빈번하다.
◆침체기에는 역발상적 접근
부동산 활황기에는 경매를 통해 1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보기도 힘들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을 때는 역발상적으로 투자에 나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 같은 불황기도 기회로 바꾸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 창동에 사는 회사원 백광우씨(30)는 다른 사람들이 경매에 관심을 갖기 전에 투자에 나서 쏠쏠한 재미를 본 사례.백씨는 2001년 3월 노원구 주공 8단지 13평형을 최초감정가(7천1백만원)의 80%인 5천6백80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 아파트에는 임차인이 있었으나 권리분석을 통해 후순위임이 확인되자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백씨는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1년가량 거주한 후 시세가 9천3백만원으로 뛰자 팔았다.
재건축 개발 재료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었으나 시세 차익보다는 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두고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침체기에는 입찰경쟁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권리분석만 철저히 할 수 있으면 좋은 물건을 저가에 확보할 수 있다"며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고 현장답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권리분석을 한다면 실수요자들도 좋은 물건을 저가에 잡을 수 있는 호기"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