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이자 금융자문회사인 라자드(Lazard)의 자산관리회사가 호주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선 3번째로 다음달 한국에 진출한다.


라자드는 이미 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자회사인 자산관리회사는 첫 진출이다.


현지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니컬러스 브래트 이사는 미국 뉴욕에서 기자와 만나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발달돼 있지만 시장 규모나 인구 등에서 한국이 앞서기 때문에 아시아 비즈니스 확대라는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한국에 먼저 진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저축률은 높지만 금융자산 중 주식 투자 비중은 낮다"며 "금융자산도 주로 고정이자상품(예금이나 채권)에 투자돼 있어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지적했다.


라자드 자산관리회사는 특히 연금에 관심이 많다.


브래트 이사는 공적 연금이든 사적 연금이든 앞으로 자산 규모가 급증하고 이들의 주식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감안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지난 달 실적'을 묻지만 그 같은 단기실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자신들의 투자 시계는 3년이 보통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을 방문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에게 미국의 401K(세금우대 퇴직연금) 처럼 장기 주식투자에는 세금혜택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브래트 이사는 월가에서 '한국 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중반 도쿄에서 투자분석가로 활동할 당시 미쓰비시 소니 샤프 도시바 관계자들로부터 미국 기업보다 삼성이나 LG 같은 한국 기업이 곧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한국연구를 시작,84년에는 코리아 펀드까지 만들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