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3분기에 바닥을 찍고 4분기 이후 실적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관심 종목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을 이끌어갈 만한 주도주나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실적 턴어라운드주'에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분기 이후가 좋다 인터넷 대장주인 NHN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분기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친 5백85억원,순이익은 26.1% 감소한 1백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9일 공시했다. 경기 악화와 올림픽 및 추석 연휴에 따른 인터넷 접속량 감소로 배너광고와 게임 매출이 줄어 '어닝 쇼크'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NHN의 실적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검색광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시장 진출 성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가와 실적이 저점을 지나 매수할 만한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LCD(액정표시장치)·반도체장비 분야 선두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과 탑엔지니어링도 4분기 실적이 두드러질 기업으로 분류됐다. 3분기에는 대기업들의 투자 공백으로 실적이 부진했으나 4분기엔 LG필립스LCD의 파주 7세대 라인 장비 발주가 호재가 될 전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PE-CVD(저압화학기상증착장비) 발주 물량 중 절반 이상을,탑엔지니어링은 6백억∼7백억원 규모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증권은 주성의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33.2%와 51.7% 급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2.2%와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44.3% 줄어든 탑엔지니어링도 4분기에는 2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투자 영화의 흥행 호조로 4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LG투자증권은 "3분기에는 21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4분기엔 '우리형' '내머리 속의 지우개' '역도산' 등 흥행 기대작이 많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CJ푸드시스템은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4분기 순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수출 호조로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44.0%와 26.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발표 전 저가 매수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세가 주가에 미리 반영된다는 점에 비춰 4분기 실적 발표 전에 이들 기업의 주식을 저가 매수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NHN이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1.04% 하락하는 데 그친 것도 4분기 이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실적이 꾸준하게 좋아지는 기업보다는 부진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하는 기업의 주가가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4분기에는 실적 턴어라운드 기업이 코스닥시장 내 최고의 테마종목군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