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파병돼 평화재건지원 임무를 맡고 있는 한국군 자이툰부대의 파병기간이 2005년 말까지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올해 말로 끝나는 이라크 파병 시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키로 하는 방안이 이달 14일 각군 총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군무회의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조만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이툰부대는 파병 찬반 논란 때문에 출국이 늦어지다가 이달초순에야 겨우 아르빌에 도착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평화재건지원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금년 말로 명시된 파병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파병 동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도 파병예산 집행이 불가능해진다. 그럴 경우 3천600여명의 자이툰부대원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채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파병 시한 연장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파병연장 계획에 대해 강력 반발해온 점에비춰 국회의 파병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 파병연장을 찬성하고 있어 국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파병연장 동의안은 국민을 위험으로 몰아넣는 어리석은 짓으로, 노무현 정권은 다시 한번 국민의 심각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파병연장 동의안 저지에 당력을 모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영세 민노당 의원단 대표도 "이라크 파병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것이 이미드러났는데도 파병을 연장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원점에서 국익이 뭔지 면밀히 분석해 전향적인 결정을 해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근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을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겠다. 당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파병은 여야절대 다수가 찬성한 사안이다"라며 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낙관했다. 16대 국회는 서희ㆍ제마부대원과 별도로 병력 약 3천명을 한국측 부담으로 12월31일까지 이라크로 파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추가파병 동의안을 금년 2월 13일 찬성155, 반대 50, 기권 7로 통과시켰다. 아르빌에는 지난해 4월 남부 나시리야에 파병됐다가 지난 7월 현지로 옮겨간 건설ㆍ의료 부대인 서희ㆍ제마부대원 600여명과 8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출국한 본대 2천200여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다음 달 초 후발대 800여명이 합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