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광희 코오롱 사장 kenhan@kolon.com > 얼마 전 우리그룹 회장으로부터 '미라클(Miracle)'이란 DVD타이틀을 추천받아 보게 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오일쇼크를 거친 뒤 침체된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안겨준 아이스하키 올림픽대표팀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으로 잠깐 들어가 보면,1979년 당시 세계 최하위 수준이던 미국 올림픽대표 아이스하키팀에 허브 브룩스가 새 감독으로 선임된다. 그는 감독이 되자마자 혹독한 훈련에 돌입하는데,이는 1964년부터 4회 연속 금메달을 석권해 온 소련팀을 꺾기 위해서다. 브룩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한 것은 강한 팀워크. 그는 서로 다른 대학팀에서 선발된 선수들에게 수시로 "출신이 어디냐?"는 질문을 했고 늘 개인소속 대학 이름을 답해오던 선수들에게서 마침내 "나는 USA 소속"이란 대답을 이끌어낸다. 선수들은 개인이 아닌 자신의 팀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결국 제13회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이뤄낸다. 스포츠에서 팀워크는 승리의 필수조건이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인재가 기업을 성장·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하지만,개인의 역량이 조직의 목표달성에 의미가 되어주지 못할 때는 이미 인재가 아니다. 팀워크가 작은조직 안에서 그치거나 조직간의 지나친 경쟁을 불러일으키면 조직 이기주의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래서 조직간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고 자원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기업 성장의 방해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바르게 활용하면 시너지효과를 내고 기적을 만들어 낸다. 영화 '미라클'에서는 지미 카터 대통령의 육성 연설 장면이 나온다. 카터 대통령은 그 당시 침체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울음을 멈추고 노력해야 한다. 말만 앞세우지 말고 발을 내디뎌야 한다. (Stop crying and start sweating. Stop talking and start walking.) 믿음을 갖고 함께 나아가자. 우리에게 좌절은 없다"며 호소했다. 이 연설은 영화 속의 지친 브룩스 감독에게 힘을 주었을 뿐 아니라 영화 밖에 있는 나를 매료시켰다. 기적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값어치 있는 기적은 피땀 흘린자에게만 돌아간다. '나 하나쯤이야''나만 잘하면'이란 이기적인 문화가 자연스러울 정도인 요즘,'함께' 이뤄내는 감격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팀을 위한 노력이 결국 자신의 영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길 바란다. 영화 '미라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