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목재단지 15%이상 폐업..건설경기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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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목재단지.합판 목재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몰려있는 이곳은 건설경기 위축으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올 들어 이 지역 15% 이상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지 않은 업체들도 인력을 감축하고 생산을 대폭 줄였다.
단지 곳곳에는 떼인 돈을 대신 받아주겠다는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어 분위기를 더욱 스산하게 하고 있다.
건설경기 위축의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시멘트 철근 목재 바닥재 등 건자재 업체들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내수판매 급속 위축
INI스틸 동국제강 등 철근 H빔 등을 생산하는 전기로업체는 최근 내수판매가 전년대비 10% 가량 줄어들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고리 수도꼭지 등의 원료인 동판을 생산하는 비철금속업체 풍산의 이 부문 매출은 올해초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시멘트의 경우 중국 및 일본산 수입제품 증가와 내수부진으로 라파즈한라가 17일 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11일부터 생산 재개에 나설 예정이며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도 보수일정을 앞당기는 등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콘크리트파일의 경우 올해초에 비해 가격이 30∼40% 정도 하락했으나 마찬가지로 수요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창호 바닥재 등을 생산하는 LG화학과 한화종합화학 등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70%까지 가동률을 낮췄으며 중소업체들은 가동률이 5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PVC 창호를 만드는 업체 40여곳 중 3곳은 이미 도산했다.
◆수출로 활로 모색
대기업들은 제품구성 변경이나 수출을 통해 물량 소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건설용과 선박용 후판을 50대 50 비율로 생산해 왔으나 최근 40대 60으로 조정했다.
건축용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동부제강은 월 2천t 규모의 건설용 컬러강판 생산을 줄이고 2천5백t 규모로 아연도금강판 생산을 늘렸다.
INI스틸도 3만t 규모의 철근을 중국에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초 철근 등의 원료인 고철의 해외반출을 금지했으나 지난달 규제를 풀었다.
◆곳곳에서 갈등
원자재 가격은 오른 반면 건설경기 위축으로 제품판매가 부진해지자 건축자재 업체들과 원자재 업체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폴리염화비닐(PVC) 아연강판 등 원자재 가격이 연초대비 35% 이상 인상된 반면 바닥재 창틀 등 수요가 줄어들면서 건자재업체들은 화학업체를 상대로 원자재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알루미늄을 수입,가공해 새시 등을 만드는 알루미늄 업체는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건설업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여의치 않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평균 t당 1천4백30달러였지만 최근 1천8백70달러 선으로 4백달러 이상 올랐다.
국내 건설업체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설회사 자재직협의회는 "'철근대란'을 핑계로 가격을 올렸던 철근업체들이 최근 수요가 부진한데도 가격을 낮추지 않고 수출로 돌려 국내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일·정태웅·송태형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