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방조달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들의 '스파이' 발언 논란으로 한 때 파행을 겪었다. 여야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한나라당 박 진 의원을 겨냥해 '스파이'라고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오전 정회 11시간여를 넘긴 오후 11시 50분께 속개해 '스파이' 발언 속기록 삭제 등으로 파행을 일단 봉합했다. 17대 국회들어 첫 국정감사인 만큼 파행이 계속되면 정책국감 의지가 실종되고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데 야야 의원들이 공감한 것이다. 여야는 여러차례 간사 및 대표자회의를 열어 정회 11시간여만인 오후 10시 20분께 겨우 국감을 속개, 서면질의 답변으로 대신하기로 했으나 일부 여당의원들이 5분만이라도 발언시간을 달라며 이의를 제기해 14분만에 다시 정회했다. 이후 오후 11시 50분께 속개해 안 의원이 자신의 '스파이' 발언을 속기록에서수정, 삭제토록 유재건 국방위원장에게 위임했고, 박 의원도 "여야 모두 신중을 기하는 계기로 삼자"고 한발 물러서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한 사람의 질의를 끝으로밤 12시 12분께 국감을 마쳤다. 앞서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박 진, 황진하, 권경석, 박세환 의원은 '한나라당입장'을 발표하고 "안영근 의원의 스파이 발언과 관련해 당사자 사과와 발언철회,국회 속기록 삭제를 요구한다"면서 "만약 이것을 거부하면 열린우리당이 국정감사를정상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향후 국감일정은 순전히 열린우리당의 입장에 달려있다"고 말해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국방위 국감에 참여하지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안 의원이 '스파이와 국방위를 함께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헌정사상유례없는 인격모독이며 명예훼손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미 재론하지 않기로 여야간 합의한 문제를 다시 제기한 것은 야당의 국정.의정활동을 왜곡, 봉쇄한유례없는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김성곤, 안영근, 임종인 의원도 입장을 발표하고 "본인의 명성과 당리당략을 위해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국민불안을 조성한데 대해 박 의원이 먼저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을 지칭해 한 발언이 아니고 국회의원이라도 정당한 사유가없이 국가기밀을 공개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오후 5시부터 국감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의원은 국방연구원이 7가지 모델 가운데 북한을 최선으로, 남한을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한 모의분석이라는 전제 조건없이 자료를 공개한 것은 국민을 혹세무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방위는 7일 오전 회의 때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모의분석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일 '한국군 단독 전력시 보름여만에 수도권 붕괴'라는 자료를 돌린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 대한 '제척'(직무의 집행에서 제외) 요구가 '스파이' 논쟁으로 번지면서정회됐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