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4일을 숫자로만 풀어 써보면 `1004'(천사)가된다. 10월4일은 바로 `천사의 날'로 백혈병(혈액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로 다섯번째 맞는 천사의 날은 국내 어린이 질병사망원인 1위인 백혈병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 천사'들을 위한 날이다. 2000년 당시 이만섭 국회의장과 여야의 몇몇 국회의원이 뜻을 모아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의 생명을 온 국민이 지켜주자는 뜻에서 천사의 날로 정했다. 소아암이란 만 13세 이하 어린이에게 걸리는 암을 일컫는 것으로, 암세포가 혈액 속에 떠돌아 다니면 흔히 백혈병으로 부르는 혈액암이 되고 다른 곳에 암세포가분포하면 악성림프종, 뇌종양, 골육종 등을 일으킨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비운의 여주인공이 흔히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백혈병의 실체는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백혈병은 소아암 가운데 35∼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있다. 현재 국내에서 소아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어린이는 2만5천여명에 이르고 해마다 600여명의 어린이가 소아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소아암 치료는 수년간 항암치료나 골수이식을 해야 돼 치료하는데 수천만원에서많으면 억대의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백혈병만 정부보조를 받을 수 있다. 백혈병에 대한 정부보조도 각 보건소를 통해 1인당 1천만원씩 지원되며 이 조차도 연간 25억원이 책정돼있을 뿐이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해 가족들도 지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지고 체중이 급격히 빠지는 등 어린이들의 몸 뿐 아니라 마음마저 상처를 줄 수 있는 병이 바로 소아암이다. 소아암은 치료를 견디기 힘든 4∼5세 이하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출생할 때부터암에 걸리는 유아까지 있어 치료에 더욱 애를 먹는다. 올해 천사의 날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주최로 2∼3일 1박2일간 한국민속촌에서 전국 23개 병원의 소아암환자와 가족 400여명이 모여 장기자랑과 공연을 즐기며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올해는 처음으로 `희망천사' 상을 제정해 소아암을 이겨내고 사회에서 뛰어난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남균(26.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전공의)씨 등 4명이 희망천사로 선정됐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