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1886년 텍사스주 이후 100여년만에 처음인 한해 여름 4차례 허리케인 내습을 앞둔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기진맥진한 상태다. 이미 아이티에서 1천1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진이 갑자기 진로를틀어 25일 밤이나 26일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섬과 저지대 및 이동식 주택 주민 80여만명에 대피령이 내렸다. 진이 기상예보대로 다시 플로리다를 강타할 경우 지난 3차례의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미처 치우지 못하고 곳곳에 쌓여있는 건물 잔해, 쓰러진 나무 등이 강풍에 날려 흉기가 되거나 물길을 막는 등으로 피해를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중장비를 동원, 허리케인이 남긴 쓰레기 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진 상륙 전에 다 치우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인디언 리버 카운티 대변인은 말했다. 거대한 자연 재해에 연타 당한 플로리다에선 유언비어도 난무, 주민들의 공포와정신적 피로를 반영하고 있다. 찰리가 강타한 후엔 냉동차 2대에 시체가 쌓여있다는 헛소문이 나돌았다. 한 여성이 이혼한 남편이 소방대원에게서 들은 말이라며 전한 게 진원지였다. 아이반의 내습을 앞두고는 탬파지역에서 휘발유 배급제 풍문이 나돌아 허리케인상륙전에 1인당 상한선(5달러치)까지 휘발유를 사두려는 운전자들이 주유소에 몰려드는 바람에 젭 부시 주지사까지 나서 방송으로 사실이 아님을 알려야 했다. 또 11살에서 18살까지의 세 자매가 퍼디도만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나 당국은 주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 심야에 시신을 수습했다는 소문도 나돌아, 실제대피해 있었던 세 자매는 귀가한 후 경찰과 시체보관소에까지 가서 자신들이 살아있는 것을 입증해야 했다. 이 같은 유언비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연재해는 루머의 온상"이라며 "사람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비판적 판단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어떤 정보라도 얻으려고 애쓰고 있을 때한 이웃사람이 추측을 말하면 그것을 들은 사람은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포트 피어스 AP=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