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과 한나라당.서울시는 추석 연휴 하루전인 24일 신행정수도 건설 문제를 놓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대치 양상을보였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서울시의 수도이전 반대 `관제데모' 의혹을 `자유민주적기본질서를 침해한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을 다짐한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수도이전 국회특위 구성에 응하지 않을 경우 수도이전 관련 예산의심의를 거부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특히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의회의 수도이전 반대 운동에 시예산을 공식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정부.여당의 `관제데모' 비판에 공세적인 대응에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당은 "본인이 흥분해서 불법을 계속하면 서울시장 자리도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한나라당은 "서울시가 시의 이해를 지키는 일에 예산을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적극 옹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여론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이끌기 위한 여야의 기싸움이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채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어연휴후 정국은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신행정수도 이전 당론 확정을 둘러싼 야당내의 혼선과 서울시의 `관제데모' 등이 한나라당 내부의 당권투쟁과 대권후보 경쟁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하면서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진상규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당은 내달 6일 국회 행정자치위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시장에대한 총공세를 다짐하는 한편, 서울시의 부당내부거래에 관한 제보의 진상을 밝히겠다며 정무위 국감 증인 채택도 추진중이다.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의 장영달(張永達) 위원장은 이 시장이 `예산지원'의사를 밝힌 데 대해 "사람이 이성을 잃으면 분별력이 없어지고 분별력이 없어지면몰락한다"며 "자중자애하면서 국법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충고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당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의 국회특위 구성-예산심의연계방침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반대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국회내 행정수도 특위를 구성해 논의할 수 있다는게 일관된 우리당의 입장"이라며 "예산 거부 운운은 국가정책을 실력행사로 막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권이 서울시 `관제데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수도이전 반대 여론이 서울 이외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자체 길들이기' 의도가 짙은 지나친 과잉대응이라며 역공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수도이전 국회특위 구성과 정기국회에서의 수도이전 관련 예산심사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얼토당토 않게 관제데모 이야기를 하면서 이명박 서울시장을 매도하고 정부는 짝짝꿍 수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정부.여당이 국민저항을 사전봉쇄하기 위해 힘으로 야당 단체장을 누르고 길들이려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국회내 특위를 설치해 수도이전, 지방분권, 지역균형개발 문제에 대해 구체적 프로그램을 갖고 논의하자"고 말하고 "여당이 국회 특위 구성에 응하지 않을 경우 수도이전 관련 예산심의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맹찬형기자 chu@yna.co.kr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