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있은 한국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에 대해 러시아 언론들은 그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주요 신문들은 한-러간 체결된 계약 총액이 40억 달러에 달한다며 경제적인 측면을 부각했다. 일간 브레먀는 22일 정상회담에서 많은 계약들이 체결됐는데 무엇보다 원유 공급 프로젝트가 주목받는다고 보도했다. 또 시베리아 철도 연결 논의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브레먀는 노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은 푸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러시아와 협력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발언을 인용해 한-러간 경제협력에 대한 높은기대를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러시아는 현재 남북한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전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편향됐지만 현재 푸틴 대통령은 남북을 똑같이 대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이 미국에 경도된 듯한 인상을 러시아에 주는 것은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일간 모스크바 타임스는 22일 총 40억달러에 달하는 양국간 계약내용 가운데 LG의 타타르스탄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가 30억달러로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도 가스와 원유 공급에 대한 한-러간 협력을 추진하는 공동성명에 조인하는 것으로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양국간에는 세부 협정을 체결하는데 있어서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가스프롬, 로스네프찌, 유코스 등의 문제가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지만무리없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모스크바, 2개의 한국과 친해지고자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핵관련 6자회담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남북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간 트루드도 한-러간 정상회담이 성과가 많았다면서 양국간 새로운 신뢰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