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된 `장발족' 렁콕훙(梁國雄) 의원이 18일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의 사임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렁 의원은 이날 둥 장관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둥 장관과 만나 악수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사임요구를 했다"며 "그러나 퉁 장관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중인 연금삭감 방침 철회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그는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벽에 대고 말하는것 같아서 아주 화가 났다"고 말했다. 렁콕훙 의원은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된 25명의 민주파 의원 가운데 가장 화려한경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48세인 그는 중국과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대부분의 주요정책을 비판해 왔으며각종 반정부 시위에 고정적으로 참가해 중국측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특히 재야단체인 사오행동(四五行動) 소속인 그는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사망했다며 모의 장례식을 펼치고 중국 국기를 태우는 등 저항활동을 해 왔다. 이런 이력을 가진 그가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된데 대해 당시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은 정부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만이 만연돼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AP=연합뉴스)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