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 쏘나타 출시를 즈음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현대차[005380]에 대한 시각이 '매수' 방향으로 급속도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가세해 실적이 큰 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부터 현대차가 글로벌 빅5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는 논리도 스펙트럼처럼 다양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그만 열기를 식힐 때가 됐다면서 차익실현을 권고하고 있다. ◆사상 최고가. 외인 보유지분 급증 세계적 금융그룹인 GE캐피탈이 현대캐피탈에 지분을 투자, 현대카드 등 계열사에 대한 부담 완화가 기대를 낳더니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 조정할가능성을 시사하는 긍정적 관찰대상으로 삼았다는 소식이 뒤따랐다. 여기에 세계적 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 관계자들이 대거 방한, 자신들이 투자한한국 기업의 경영진을 불러 면담하는 자리에서 NF 쏘나타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는얘기도 전해졌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전날 캐피털그룹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가진 후 "캐피털그룹이 NF 쏘나타가 캠리, 어코드 등과 견줘 뒤쳐지지 않는 것 같다는호평과 함께 NF 쏘나타 같은 수준의 신차 출시가 계속되면 '세계 5위'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격려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호재가 나올 때마다 상승으로 반응하는 주가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원화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의 악재에는 내성이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요즘 현대차 주가의 특성이다. 이에 힘입어 5만원선을 돌파한 현대차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 15일 오후 2시30분 현재 4.25% 급등한 5만6천400원을 기록, 사상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줄곧 확대돼온 외국인 보유 지분도 이달들어 1%포인트 늘어나 현재 56.38%에 달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투자의견에 내놓고 있는 목표주가는 최고 6만7천원. ◆추가 상승 전망 서성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세계 최고 수준인 9%대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여러 악재가 나오더라도 주가는 5만원대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글로벌 빅5에 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횡보를 시작했다"면서 글로벌 메이커로서 현대차에 대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강력 권고했다. 조용준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새로운 펀더멘털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NF 쏘나타 출시로 내년에는 더욱 강한 펀더멘털을 갖추게 된 것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주가를 나타낼 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그리고 세계 자동차메이커 주식 중에서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것.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3년 2.4%에서 올해 7월 2.6%, 8월 2.7% 등으로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시장 점유율도 2003년 2.4%대에서 올들어 6%대로 상승했으며 서유럽지역도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내수 시장도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되고 중국시장도 연말께 '투싼'에 이어 내년 NF 쏘나타 투입으로 판매 증가세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주가 상승기조가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수웅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전고점에 근접했지만 상승 동력이 남아있어 투자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최근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차 `쏘나타'가 발매 3일만에 1만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제 신용등급도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아직 이익실현 단계는 아니라는 것. 그는 또 대주주와 외국인, 국내 연기금의 보유 지분이 93%에 달해 외국인들이매도하지 않는다면 수급상의 상승 원인도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오버슈팅'..차익실현 시기 반면 최근 목표주가를 5만6천200원으로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조정한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오버슈팅'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신차효과는 아직 기대감일 뿐 실현 여부를 가늠하려면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글로벌 메이커로 부상하기 위해 넘어야할 취약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조정도 연내 발표가 가능해 보이지만 자금조달비용 감소가미미하고 신용등급 상향으로 신규 매입에 나설 펀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당장 투자적격으로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소개하며 이는 환위험에 너무 크게 노출돼 있고 핵심역량이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인 설비확장이 부담스럽다는 점 등이 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강세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내년 3월부터 미국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외환위험이 감소하지만 그 이상으로 인건비 경쟁력이 약화돼 가격인상 부담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도 한국 자동차 업종 투자의견을 '매력적'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면서 현대차 투자의견을 '시장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내렸다. 내년 국내성장률(GDP) 전망치를 4.0%로 내리면서 소비회복 시점을 늦춰 잡아 자동차 업종에 대한 '열기'를 다소 낮춘다고 골드만삭스는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위험을 싫어하는 투자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차 같은 경기순환적 특성이 높은 종목에서 현대모비스로 옮기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5만7천500원에서 6만2천원으로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