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터넷 업체들이 강남의 비싼 임대료와 만성 교통난을 피해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탈(脫)서울'전략이 시작단계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선두권 인터넷 기업인 NHN은 본사를 성남시 분당으로 이전키로 했으나 최근 성남시의회가 부지 매각을 반대해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성남시의회는 지난 14일 경제환경위원회를 열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공유지 1천9백96평을 NHN에 매각하는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부결시켰다. NHN은 이 땅을 매입해 지하 5층,지상 23층,연면적 2만5천평 규모의 본사 사옥을 신축해 2008년 중 입주할 예정이었다. 성남시의회는 "특정업체에 공유지를 시가보다 낮은 감정가로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5년간 분할 납부케 하는 것은 특혜 소지가 있다"며 안을 부결했다. 이 지역 주민들도 NHN이 사옥을 지으면 주변경관이 나빠지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NHN은 판교 등 다른 곳에 부지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쾌적한 근무환경과 넓은 사무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지자체는 지방세 수입과 고용창출을 얻을 수 있어 '윈윈'이라고 생각했다"며 "수도권에 새 부지를 물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해온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제주시 제주대 등과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내년 중 입주할 예정인 임시사옥 착공을 늦추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본사 지방이전에 따른 법인세 감면 등의 제도적 지원이 미흡하다"며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영태·김형호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