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우리금융지주의 LG투자증권 인수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국내 2위의 증권사가 초대형 금융그룹에 넘어간다는 점에서 증권산업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살펴 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인수 협상 타결… 언제 발표됐습니까? (기자) 협상 타결 소식이 흘러나온 것은 지난 주 금요일 밤 늦게서입니다. 우리금융지주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던 산업은행 측에서 LG투자증권 매각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쟁점이 됐던 인수가격 그리고 경영권 보장 방안 등에 대해 합의가 끝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3천억원 안팎으로 알려졌고요. LG그룹 대주주와 LG 계열사들이 보유한 LG증권 지분 21.2%를 인수하게 됩니다. 경영권 보장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우호지분을 가진 기관투자가 등이 우리금융의 경영권을 보장해 주기로 했고요. LG투자증권이란 상호도 앞으로 1년 동안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은행은 이번 주 중에 채권단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대로 우리금융측과 본계약을 맺을 방침입니다. (앵커) 채권단 운영위원회 승인… 그렇다면 아직 절차가 하나 더 남아 있는 셈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매각 타결이 발표됐지만 아직 우리금융이나 LG증권 등에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고요. 공시 사항도 없습니다. 채권단 승인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쟁점은 매각 가격입니다. 당초 채권단의 구상은 LG증권을 넘겨 받는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 외에 LG그룹 지분을 모두 넘겨 받는 조건으로 LG 계열사에게 지불하기로 한 2158억원 그리고 LG카드에 대한 추가 출자 예정액 3천5백억원 등 모두 5658억원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매각 대금이 3천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LG카드에 대한 추가 출자금을 마련하는데 차질이 생긴 셈인데요. 매각이 이대로 수용되면 결국 채권단이 분담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채권단 승인 과정에서 이 부분이 쟁점이 될 듯한데요. 지금 단계에서는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더 나은 조건으로 매각한다는 것 역시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이번 협상이 수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앵커) 우리 금융의 인수설은 지난 주부터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주가도 좀 움직이기 시작했죠? (기자) 네… 지난 주초부터 LG증권의 매각설이 일면서 증권시장에서 매각 또는 인수합병 관련 이슈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였는데요. 전반적으로 증권업종이 함께 상승하면서 LG증권도 같이 올랐습니다. 매각과 관련해서 가장 결정적인 단서가 제공된 것이 지난 주 목요일, 즉 9일이었는데요. 이날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4500만주(5.74%)를 주당 7,200원에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팔지 않았습니까? 총 금액이 3240억원 정도 되는데요. 얼추 이번 LG증권 인수 금액과 비슷합니다. 이날 황영기 우리금융회장은 월례 조회에서 “LG증권 인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사실상 이 때쯤 이미 내부적으로 LG증권 인수를 기정사실화했고 또, 우리금융 지분을 사 가지고 간 외국인 투자가에게는 LG증권 인수 이후 경영 전략 등에 대해 충분히 교감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금융의 LG증권 인수… 관련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우리금융의 황영기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것 가운데 하나가 “기존 은행업 이외에 각 금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한 것이었는데요. 이 같은 의지와는 달리 현재 우리 금융은 은행 비중이 전체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은행에 편중된 형탭니다. 하지만 LG증권을 인수할 경우 당장 사정이 달라지는데요. 산하에 LG증권과 우리증권을 거느리면서 당장 증권업 부문에서도 업계 1위로 부상하고요. 또, 우리투신, LG투신을 아우를 경우 간접투자시장에서도 국민은행의 KB투신에 이어 업계 6위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 분야에서도 업계의 리딩 뱅크가 되는 셈이죠. (앵커) 말씀하신대로 산하에 LG증권과 우리증권을 두게 되면 두 증권회사를 거느리는 셈 아닙니까? 합병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금융이 LG증권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LG증권이 우리금융의 자회사에 편입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분의 30% 이상을 추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는다면, 금융 정보의 공유라든지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잇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금융의 선택은 LG증권의 지분을 추가로 늘려서 자회사를 만들든지 아니면 LG증권과 우리증권을 합병해 함께 자회사로 묶는 것인데요. 구조조정에 따른 씨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현재 우리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 방식이 좀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다만, 덩치가 큰 LG증권과 우리증권을 합병할 경우 우리증권 측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고요. 아직, LG증권에 대해서도 확실히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해 우리금융 측에서도 당분간은 두 증권회사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병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LG투신과 우리투신 등 운용사도 마찬가집니다. (앵커) 합병 이후의 씨너지 효과라고 할까… 우리 금융의 LG증권의 인수에 대해 시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증권주의 평균 주가 순자산 배율이 0.64배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가격이 싼 게 사실입니다. 주가가 청산가치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요. 이렇게 주가가 바닥시세를 면치 못하는 데는, 주수익원인 매매 수수료 수입이 갈수록 전망이 어둡다는 데서 비롯되는데요.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더디고 수수료율도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공개나 유가증권 발행 같은 인수 업무 또는 수익증권 판매나 컨설팅 같은 자산 관리 업무에 특화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인력의 정예화라든가 조직의 슬림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기존의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단순 판매 조직은 은행 창구를 이용하고 증권사는 전문 영역에 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씨너지 효과를 예상하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관건은 결국 LG증권과 우리증권 두 회사가 얼마나 특화된 기능을 갖추느냐 즉, 기업 금융 중심의 투자 은행으로 거듭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이외에도 몇몇 인수 합병 이슈들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가장 먼저 주목해 볼 수 있는 것이 동원금융지주의 한투증권 인수 협상입니다. 이미 실사는 끝마쳤다고 하고요. 현재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인데, 가격 협상만 끝나면 곧바로 본계약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일부 진통이 있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만 현재까지는 무리 없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고요. 둘째가, PCA 컨소시엄 이후 하나증권의 바통을 넘겨 받은 대투증권 인수 협상입니다. 문제가 추후 발생할 부실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장 여부인데요. 하나증권은 계속 이를 고집하고 있고 정부는 고심하는 눈칩니다. 대투는 한편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면 차라리 독자생존을 허용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그외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의 인수합병 또는 청산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시가가 낮은데도 청산가치는 워낙 높아 LG증권처럼 대주주가 불가피하게 손을 떼야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문만 무성할 따름이지 실제 인수합병 등이 현실화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