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가 최근 들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덩치 불리기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는 동일 분야의 규모 확장이나 관련 부문으로의 신규 진출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중견 중공업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STX는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는 범양상선 인수전에 나서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STX는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한 점 등을 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최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인수전 참여 배경과 향후 비전을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STX의 범양상선 인수 추진은 무엇보다 자회사인 STX에너지가 보유한 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할 원료의 안정적인 수송과 STX조선의 조선사업 연계 등으로 해운.물류로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STX는 지난 4월 1일자로 사업부문을 투자(STX) 및 엔진(STX엔진) 사업으로인적분할, STX가 STX조선, STX엔진, STX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회사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STX는 범양상선의 인수를 매출 5조-6조원에 달하는 중견그룹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차량 변속기 등을 제조해온 통일중공업을 인수했던 삼영 최평규 회장도최근 들어 오토바이업체인 효성기계공업에 대한 경영권 확보 의사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대대적으로 지분을 사들였다. 최 회장측은 효성기계공업측과의 M&A 협상 과정에서 삼영의 효성기계공업 지분2.97%을 매도, 지분율이 20.74%로 2대 주주인 효성기계공업 이경택 대표이사측(20.72%)과 박빙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M&A 협상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에는 STX 지분을 단기간에 9.94%로 확대,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한때 STX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삼영은 통일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대우종합기계 방산부문 인수작업에도 나서는 등 `끊임없는 영토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는 14일로 최종 입찰마감을 앞두고 있는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에는 삼영-통일중공업 컨소시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중공업체들이 `입질'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일괄 인수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로템, 디자인리미트 등은 방산부문 인수에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더해 대우종합기계 생산직.사무직 노조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가 박병엽부회장이 거느리는 팬택측과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에 가세키로 한 상태여서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은 혼전 양상 속에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관사업 분야로 보폭을 넓혀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위한 중공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STX, 통일중공업 등 최근 몇 년사이 경영난을 겪었던 기업 사이에서는 인수.합병이 정상화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기위한 차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