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반응이 다른 나라와는 사뭇 다르게`숙명론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북오세티야 학교 인질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성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3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현지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잇단 테러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반응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는 달리 테러를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주장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신문은 오히려 테러가 일어나면 푸틴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되는 경향도 있다면서 "테러공격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보호받기를 원하며 그래서 푸틴 대통령에게 기대게 된다"는 한 정치분석가의 말을 소개했다. 신문은 그러나 북오세티야에서 발생한 학교 인질사태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도 해결방안 선택이 쉽지 않은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무력진압을 결정하면 희생자 발생을 감수해야하고 협상을 선택하면 테러범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희생시켜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이제까지의 테러사건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강경대응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어린 학생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정서적 문제 등으로 인해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인질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거듭 다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실상 러시아의 모든 정치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책임을 공유할 정치세력이 사라진 상태여서 모든 책임이 푸틴 대통령 혼자에게 집중돼 있는 것도 푸틴 대통령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유리 네바다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이번 사건이 해결된다면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정보기관 책임자 경질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푸틴 대통령이 이런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크렘린에 대한 지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