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에 무쇠 체력까지.' '리틀 칸' 김영광(전남)이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체력왕에 올랐다. 김영광은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8일)을 앞두고 2일 파주 NFC에서 벌어진 대표팀 소집훈련 첫날 체력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 '파김치 지휘'로 소문난 본프레레 감독은 전날 K리그 출전 등으로 선수들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훈련 시작과 함께 로버트 야스퍼트 피지컬트레이너에게 '셔틀런(20m구간 왕복달리기) 테스트'를 준비시켰다. 2004아시안컵 뒤 기술적, 정신적 문제를 발견했다는 본프레레 감독은 체력측정을 통한 체력 훈련도 전력 향상의 한 방법이라고 보고 셔틀런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악명높은 셔틀런은 지구력과 피로 회복력을 점검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단계별 레이스마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특징인데 이천수(누만시아),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이 역대 체력왕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올림픽 멤버 8명이 가세해 기존 붙박이 선수와 '젊은 피'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막을 올린 가운데 가슴에 심박측정기를 부착한 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오더니 이윽고 유난히 셔틀런에 약한 이운재(수원)가 왕복 44회째에서 맨 먼저 기권했고 송종국(56회.페예노르트), 최진철(전북), 이민성(이상 59회.포항), 박재홍(62회.전북), 차두리(63회) 등도 차례로 레이스를 접었다. 김정우, 최성국(이상 울산), 박지성(에인트호벤), 이동국(광주)도 70회를 넘기지 못했고 72회째에서 이영표(에인트호벤)와 김두현(수원)이 대오에서 이탈, 김동진(74회.서울)과 김영광이 패권을 다퉜으나 김영광이 75회를 채우면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천수 등 일부 선수들이 훈련에 합류하지 못했고 아직 선수들의 몸 상태도 최상이 아니어서 진정한 의미의 체력왕을 가린 것은 아니지만 김영광은 남부럽지 않은 강철체력을 과시, 본프레레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는데 성공했다. 올림픽 그리스전의 실점으로 아깝게 1천시간 무실점 기록을 작성하지 못했던 김영광이 어느 시점에서 이운재로부터 골키퍼 장갑을 넘겨받아 한국의 골문을 지킬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