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상황에서도 '효녀종목' 역할을 톡톡해 했던 한국 핸드볼이 아테네올림픽 선전을 계기로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달 초 창단을 선언한 인천 효명건설 여자핸드볼팀이 4일 공식 창단식을 갖는 데 이어 오는 9일 개막하는 2004코리안리그전국실업대회에 상무를 제외한 남녀실업 8개팀을 모두 참가해 일단 상승 무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청 출신 오영란(효명건설), 우선희(삼척시청)의 올림픽 활약에 고무된 광주시의회가 지난해 해체된 광주시청 여자핸드볼팀의 재창단을 요청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대한핸드볼협회에 팀 창단을 문의하는 전화도 걸려온다는 소식이다. 또 구 제일화재 여자핸드볼팀을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부산시체육회도 기한과 인수 여부에 상관없이 계속 팀을 유지할 방침으로 시 의회에 내년도 재정 지원을 요청해놓았다. 일단 광주시청, 알리안츠생명의 연쇄 해체로 고사 위기에 처했던 한국 여자핸드볼이 큰 고비를 넘기고 부활할 조짐을 보인 셈. 협회도 올림픽 덕분에 갑자기 뜨거워진 핸드볼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몇 가지이벤트를 준비하는 중이다. 고병훈 협회 사무국장은 "일단 코리안리그에서부터 대구지역 팬사인회와 사인볼증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대회가 끝나고 9월 중순쯤 서울에서도 팬사인회와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환영식을 열겠다"고 말했다. 또 10월 전국체전과 12월 핸드볼큰잔치 사이에는 해외 클럽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치러 팬들의 관심을 계속 붙들어 놓는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고무대인 핸드볼큰잔치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고 국장은 "경기시간이나 대회 진행방법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이벤트도 마련할 생각"이라며 분주한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핸드볼의 '올림픽 특수'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실업 팀 문제만 해도 광주광역시가 이미 양궁, 사이클 등 다른 종목의 육성을 시작해 놓은 형편이라 광주시청의 재창단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며, 부산시체육회도 시의 지원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힘든 형편이다. 강태구 부산시체육회 감독은 "아무래도 지역 기업이 팀을 인수해 안정이 돼야 선수들도 걱정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 포기하려는 선수들이 있어 이들을 달래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 국장은 또 "여자팀에만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 사실은 남자핸드볼이야말로 빈사상태"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학교 및 실업 팀이 많이 생겨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