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를 통해 공화당의 정.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민주당의 존 케리- 존 에드워즈 후보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당 대회를 통해 강력한 전시 지도자, 온정적인 보수주의자로부각된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며 최근의 지지세 상승 분위기를 대선 승리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인 반면, 케리 후보 진영은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조기 상쇄시키는 한편참전용사들의 '반케리' 광고로 입은 타격을 하루빨리 회복, 지지세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 부시 진영 = 부시 대통령 진영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중립적인 스타 군단을 동원, 경쟁자인 존 케리 후보를 '믿을 수 없는 허약한' 후보로 맹타를 가한 전략이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주효했다고 보고 앞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과 치적을 선전하는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 진영은 특히 유권자들에게 미국의 상황이 9.11 테러 이후 완전히달라졌다는 점을 각인시켜 국제 테러리즘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역할과 이를 위한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키로 했다. 특히 이라크전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체니 부통령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이라크전이 필수적이며 성공적인 전쟁이었다는 점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또 미국의 경기가 감세 정책의 효과로 호조되고 있음을 적극 홍보, 케리 후보진영의 경제 실패 주장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부시 대통령에 대해 여전히 독불장군에 무모하며 중산층와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없는 부자들을 위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부시 대통령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접전주를 중심으로 유세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케리 진영 = 케리 후보 진영은 지난달 민주당 전당 대회 이후 얻은 지지세가'반케리' 광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크게 삭감됐다고 판단, 케리 후보의 이미지제고를 위해 대선전까지 20개주 TV 광고를 위해 4천5백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케리 후보는 특히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조기 상쇄하기 위해 지난 31일 밤 내쉬빌로 날아가 미재향군인회 총회에서 연설을 가진 데 이어 2일 부시 대통령의 후보지명 수락 연설에 맞춰 오하이오에서 이틀간의 버스 유세 일정을 잡았다. 이와 함께 케리 후보 진영은 상대 진영의 동향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상황실'을 운영키로 했다. 케리 후보 진영은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보인 지도력이 공화당의 주장처럼 결코 열정적이지 않았으며 이라크전도 성공한 전쟁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중산층의 부담은 늘렸다는 점을 집중 홍보, 중산층의 표심을 부시 대통령으로 부터 떼어놓겠다는전략이다. ◇ 여론 추이 =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 보다 상대적으로유리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유권자들이 그의 업적을 재평가했기 보다는 여러 요인으로 케리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많이 작용했기 때문으로보인다. 50~60%의 유권자들이 미국의 상황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 업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도 지난 6개월 동안 거의 변함없이 간신히 45~50%대에머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전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을 바꾸길 꺼리는 유권자들의 보수적심리로 상대적 이익을 얻고 있으나 이라크 상황의 불투명성, 핼리버튼 스캔들 여파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대선 승리가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케리 후보의 경우 베트남전의 영웅으로 내세우며 구축했던 강력한 지도자이미지가 '반케리' 광고로 상당 부분 감쇄된데다 반전 활동, 상원 활동 경력 등에대한 공화당측의 집요한 공세로 이번 선거에서 키를 쥔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을사로잡는데 아직은 역부족인 상태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