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이 네팔인 인질 12명을 처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도에서는 이라크에서 인질로 잡힌 자국민 3명의 안전을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검은 깃발'이라는 이름의 이라크 무장단체에 인도인 3명과 케냐인 3명, 이집트인 1명 등 7명이 인질로 붙잡힌 것은 지난달 20일. 인도 정부는 최근 인질석방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고 쿠웨이트 운송회사인 KGL는 석방이 임박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납치 42일째로 접어든 1일현재까지 석방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인질사태 발생 직후 발족시킨 위기관리본부는전날인 지난달 31일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진전상황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전혀 내놓지 못했다. KGL은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을 지난주에 재개했으며 이라크에서 완전철수하라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납치범들은 아직 석방과관련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로서도 그동안 무장세력과 직접적인 협상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강조하는 동시에 협상에 이라크나 미국을 끌어들일 생각도 없다고 밝히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인도 정부가 직접협상 불가 방침을 정한 것은 무장세력과 직접 대좌할 경우 그들의 요구사항만 커질 것이고 또한 이라크 정부나 미국을 끌어들이면 인질들의 목숨이 오히려 위험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인도국민당(BJP) 등 야당은 네팔 인질들이 무참하게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정부의 인질석방 노력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면서 네팔과 같은 불행을 맞지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