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국민들이 '지구촌 축제' 아테네올림픽에서 두차례 연장전 끝에 '아름다운 패배'를 한 여자핸드볼 경기를 가장 흥미있게지켜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30일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52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2%가 80분간의 사투 끝에패배했으나 뜨거운 갈채를 받은 여자핸드볼을 가장 재미있게 봤다고 답했고 탁구(33%)와, 양궁(26.1%)이 그 뒤를 이었다.

경기 때마다 많은 국민들의 새벽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를 꼽은 응답자는 18.4%에 불과해 메달을 따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반영했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로도 여자핸드볼 결승전(61.3%)이 가장 많이 꼽혔고, 심판의의심쩍은 오심으로 금메달을 도둑맞은 양태영의 체조 경기(31.7%)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 중 19%가 4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고, 8.8%는'봉달이' 이봉주가 14위에 그친 마라톤에 미련을 두었다.

'가장 호감 가는 우리 나라 선수'로는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16년만에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을 품에 안은 유승민이 46.2%를 기록해 인기투표 1위에 올랐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36.3%)와, 결승에서 태권도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하며 '비운의 스타'라던 꼬리표를 떼어낸 문대성(20.5%)도 유승민의 뒤를 이었다.

아테네올림픽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성공적이다'라는 응답이 8.3%에 불과했고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가 53.4%에 달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응답도 31.1%에 달했다.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이유로는 '심판의 오심'(45.1%), '심판이 공정하지 못해서'(31.9%) 등 심판 판정에 관계된 사항이 77%에 달해 양태영 선수의 빼앗긴 금메달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테네올림픽을 얼룩지게 했던 약물 파문이 올림픽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꼽은 응답자는 1.9% 밖에 되지 않았다.

금메달 9개 등으로 종합 9위를 차지하며 10위권 진입 목표를 달성한 우리 나라 성적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56.1%, '기대 이하'라고 응답한 사람은 33.9%를 기록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기대이상'이라고 평가한 사람은 고연령층, 저학력층일수록 많았던 반면 '기대 이하'라고 평가한 사람은 저연령층, 고학력층일수록 많아 대조를 이뤘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