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조직원에 대한 잔혹한 집단폭력 행사 등 혐의로 철창 신세를 진 이리배차장파 일당 중에는 대학교 학생회장 출신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모았다.

배차장파 행동대장급 A(31)씨는 10대이던 1990년 고교 1학년을 중퇴한 뒤 배차장파에 가입, `주먹세계'에 투신(?)했고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범죄단체 가입죄로 `별'을 달았다.

98년 폭력건으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그는 교도소에서 마음을 다잡고 학업에 열중, 2000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더니 2001년 출소 후에는 이전과 다른 삶을 찾아 나섰다.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A씨는 출소후 장사 등을 하며 나름대로 생계를 도모하던중 어릴때부터 관심이 있던 목재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특별전형으로 전북 모 2년제대학 목재공업과에 입학했다.

`만학열'에 불탄 A씨는 작년 1학기 학점이 4.5점 만점에 3.98을 기록, 35명 중중 5위에 올랐고 2학기에도 3.21의 우수한 성적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학업뿐 아니라 교우관계, 학내활동 등 모든 면에서 열심이었던 그는 작년 9월 68%의 높은 지지를 얻어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되더니 불우이웃돕기, 희귀병학생돕기,북한 룡천동포돕기 등 각종 선행에 적극 나서는 등 과거와 거의 `이별'했다.

그러나 조직에 대한 마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것이 화근. A씨는 작년 12월5일 친구인 배차장파 조직원 천모씨가 J파 조직원 유모씨와 다투던 중 칼에 찔려 다치자 자신의 또 다른 친구인 배차장파 유모씨와 공모, `응징'을 결의했다.
그것도 친구를 찌른 당사자가 아닌 J파의 부두목을 상대로. A씨 등은 작년 12월18일 후배들을 사주, 새벽 운동에 나서는 J파 부두목 홍모(36)씨에게 집단 칼부림을 시켰고 홍씨는 복부를 칼에 찔리고 머리,어깨 등을 마구잡이로 구타당했으나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결혼을 앞뒀던 지난 3월 A씨는 결국 검찰에 쫓기는 몸이 됐고 동료 `어깨'들의호위 속에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인 4월 검찰에 자진 출두, 신혼의단꿈을 뒤로 한 채 수감됐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A씨는 조직과의 질긴인연을 끊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지만 이미 늦은 일. 검찰은 "A씨가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겉보기에는 조직과 인연을 끊은 듯 했지만 조직원들을 계속 만나는 등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번 폭력세계에 몸담았다 빠져나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