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포퓰리스트(민중주의자)'로 꼽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소환투표 승리를 계기로 도시 노동자, 농민을 기반으로 한 민중연대 정치 동원화 모델 `포퓰리즘(민중주의) 바람'이 중남미에다시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빈민의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며 `빈민을 위한 혁명'을 부르짖고 있는 차베스대통령은 일요일인 29일 자신의 주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휴토지에 세금을 매기고 강제수용하는 등 토지개혁법을 강력 시행, "혁명 정책을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차베스에 의해 입안된 토지개혁법은 세금을 내지 않거나 국가에 수용되지 않은 유휴토지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전체 경작지의 60%(약 17만9천200㎢)가 전체 인구의 1%도 채안되는 상층부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무토지 소작농들을 돕기 위한 대표적 민중주의정책으로 볼 수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토지 분배와 관련한 민주주의를 정립할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무토지 농민들을 당연히 도와주어야 주어야 하고 땅을 놀리는 사람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멕시코에서도 야권의 유력한 대권후보이자 대권주자 인기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시티 시장의 이른바 민중을 기반으로 한 인기가 하늘을 치솟으면서 `제2의 차베스'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을 지지하는 농민, 노동자,도시 서민, 퇴직자 등 무려 20만명이 멕시코의 최대 집회장소로 꼽히는 소칼로 중앙광장에서 행진 시위를 벌였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고향인 남동부 타바스코주(州) 농민 지지자들을 포함해 전국에서 몰려든 서민들은 연방정부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면책특권을 박탈, 사법처리를 통해 2006년 차기 대선출마를 봉쇄하려 한다고 강력 비난했다.

20만명 시위자들은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이 소속한 제2야당 민주혁명당(PRD)을 상징하는 노란색 깃발을 흔들었다.
이들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이 탄핵된다면 심각한 정치 불안정이 초래될 것임을 강조하며,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사법처리에 맞설 것임을 강력 경고했다.

이는 로페스 오브라로드 시장이 차베스 대통령과 유사하게 이른바 `차비스타(차베스 지지자)' 수준의 강력한 `민중 기반'을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쿠데타 경력이 있는 군부 출신 차베스 대통령과는 어떤 유사성도 부인하며, 자신은 정치학 전공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가 이날 집회장에서도 자신은 `패배자들(로스 데 아바호)'을 대표한다고 밝혔듯이, 이른바 사회 기득권층을 가리키는 `상층부 사람들'을 신랄히 공격함으로써 `빈민의 혁명'을 기치로 내건 차베스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학교용품 무료 제공에서 노년층 연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멕시코시티 시민들에 대한 사회복지 정책을 광범위하게 펴고 있다.

또한 친근하면서도 유머 넘친 화술은 그의 대중 인기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하며 차베스의 웅변에 버금가는 민중주의 정치인으로서의 개인적 카리스마를 갖추고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사회복지 정책과 함께 야심찬 도로 건설 공사를 일으키고 있는 그에대해 시정부 예산을 낭비하며 재정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노동자, 서민 보호정책을 꾸준히 펴고 있는 로페스 로브라도르 시장은연초부터 측근들의 비리행위 포착에다, 토지수용을 둘러싼 법원 판결 무시를 명분으로 한 검찰 당국의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 추진에도 국민인기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