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 채팅이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사이버 괴롭힘(cyberbullies)'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만다 마커슨(14)이라는 여학생이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신의 물건을 훔친 것을 학교에 알렸다가 집으로 돌아온 뒤 인터넷을 통해 온갖 욕설과 모욕을 당했다고 소개했다.

아만다는 이날 가족들과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중에도 인터넷에 연결된 이동전화로 친구들로부터 50건 이상의 욕설 메시지를 받아야 했다.

신문은 이 사건이 10대들의 사회생활을 부드럽게 해주는 인터넷이라는 기술이청소년의 잔인성을 확대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이버 괴롭힘'은낮시간 학교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침실까지 쫓아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인을 모욕하는 글이나 사진 등이 e-메일이나 블로그 같은 수단을 통해몇 번의 클릭으로 동료 집단 사이에 널리 확산할 수 있어 사이버 괴롭힘은 어른들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부작용은 매우 클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괴롭히는 사람과 희생자는 인터넷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이버괴롭힘은 잔인성을 띨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처럼 충동억제 능력이 부족하고 다른사람과 공감 기능이 떨어지면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괴롭힘'에 대한 비영리 상담단체인 와이어드세이프티(WiredSafety.org)의패리 애프탭 대표는 "우리는 항상 인터넷 상에서 아이들을 어른들, 나쁜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을 아이들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괴롭힘은 일상적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지만이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학교는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에만 신경을 쓰고 부모들은 컴퓨터에 관한 한자녀들이 자신들보다 더 많이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상황을 처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많은 학교들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기 시작했고 전통적인 교내 괴롭힘 문제 전문가들도사이버 괴롭힘을 막기 위한 전략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벅스카운티의 괴롭힘 피해자 상담 책임자인 메리 워딩턴 초등교육 조정관은 "사이버 괴롭힘은 너무 확인이 어렵고 학교 구내식당이나 통학버스에서발생하는 것도 아니지만 너무 빨리 퍼질 수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