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신세계 이마트의 홍보 담당자들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신용카드 수수료 분쟁이 시중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대언론 홍보 업무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홍보실 S팀장의 경우 카드사와 온라인 유통업체간 수수료 갈등이 이슈화된 지난 24일에는 똑같은 내용의 TV 인터뷰만 세 차례를 반복했다.

반면 수수료율 조정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가맹점 업무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비씨카드와 이마트측 실무자들은 수수료 인상 문제가 불거진 지난 7월 중순 이후 8월16일과 18일 두 차례 얼굴을 맞댔지만 별무소득으로 끝나고 말았다.

비씨의 경우 다른 가맹점과의 협상은 중단한 채 이마트와의 협상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다운 협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요컨대 후방(홍보팀)에서의 지원사격만 요란했지 실제 전투(실무 협상)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양태로 벌어지고 있는 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 분쟁을 보고 있노라면 '협상 전략은 없고 홍보 전략만 골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례로 이마트 측에서는 황경규 대표는 물론 신세계 구학서 사장까지 나서 "수수료 인상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회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신문지면을 동원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오는데 실무선에서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질리 만무하다.

가맹점 수수료 문제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 양쪽이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보전을 통한 '여론몰이'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양측이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송종현 금융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