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장주식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으나 미국계 자금은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래소시장에서 올해 들어 지난 1∼4월에는 1조∼4조원대의 순매수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2천598억원 `반짝'순매도이후 순매수로 복귀했으나 6∼7월에는 규모가 3천억∼4천억원대로 줄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이같이 약화된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계는 지난 6월 4천564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데 이어 지난달에도 4천20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계 자금은 지난해 5조4천722억원 순매수에 이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를 주도했으나 갑자기 돌아서 외국인매수세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계 자금은 지난 6월 4천558억원과 7월 8천160억원을 각각 순매수해 미국계 자금과 대조를 이뤘다.

싱가포르계 자금은 지난해 8조1천786억원으로 미국계 자금을 웃도는 국적별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한 뒤 지난 1∼2월에는 순매도를 보였으나 3월부터는 다시 `사자'를 견지하고 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펀드시장에 돈이 안들어 온데다 나스닥시장에서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이며 미국계 자금이 한국과 대만에서 빠져 나간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시아시장을 주도하던 이들 자금이 빠져 나가며 외국계 매수강도도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창수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최근 6주 연속 순매수를 보이는 동안 미국 뮤추얼 펀드시장에서 주식형 자금은 계속 줄었다"면서 "선진국 자금은 감소하는 반면 신흥시장 자금은 지난 5월 이후 상대적인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시장의 자금 동향이 국내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