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의 금융자산이 일본처럼 보수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소비를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전략팀장은 24일 증권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 가계의 총 금융자산 가운데 예금 비중은 1975년 29.9%에서 2003년 57.2%로, 보험.연금 비중은 4.1%에서 19.9%로 각각 증가한 반면 주식은 17.2%에서 5.8%로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팀장은 이런 현상이 일본에서 1990년 이후 부동산 경기의 거품 붕괴로 가계자산이 감소하고 금융자산 가운데 예금 비중이 60%를 넘은 것과 닮을 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가계의 실물자산 투자 비중 과다→부동산 경기 버블 붕괴→가계 자산 및 소비여력 약화라는 악순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실물자산에 대한 가계자산의 집중과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확대가 가계의 재무 건전성과 소비 여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또 "가계 자산의 성장이 정체되고 자금이 보수화되면서 예금을 선호하고 있고저금리 정착으로 인한 금융자산의 낮은 수익률로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팀장은 "이에 따라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소득공제를 허용하는 등 가계 금융자산의 주식 비중을 확대해 소비 증가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팀장은 현재 정부의 전격적인 콜 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어 주가가 상승하는 소규모 금융장세가 펼쳐지고 있으며 유가 하락의 기대감도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로 내수가 회복될 때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 은행, 유통업종과 유가가 하락할 때 수혜가 기대되는 항공주, 낙폭 과대 정보기술(IT)주, 무선통신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